강(强)달러 맞은 한중일 통화…뚜렷한 온도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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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强)달러 맞은 한중일 통화…뚜렷한 온도차, 왜?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6.0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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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강세…2002년 이후 최고치
원·달러 환율 변동폭 확대 “1300원 돌파 가능”
中·日, 경기부양 위해 금리인하 '역행'
엔화값 달러 대비 20년 만에 최저치
[출처=Unsplash]

미국 긴축정책에 따른 달러강세에 한중일 통화가 각각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금리를 발 빠르게 앞지른 데 반해, 중국과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제로금리 사수에 나선 일본 엔화가치는 2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 달 12일 104.85까지 치솟으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 우위 장세 속) 2022년 말까지 달러화 강세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韓, 3월 기점으로 환율 변동성 커져…“하반기 상단 1320원 가능”


9일 오전 기준 최근 6개월 원·달러 환율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지난 1~2월까지 잠잠하던 원·달러 환율은 3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 표준편차는 매일 종가가 월평균 환율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편차가 높을수록 월중 변동이 크다는 의미다. 지난 1, 2월 원달러 환율 표준편차는 각각 4.9%, 2.9%였다. 그러다 3월 11.4%로 오르더니 4월 16%, 5월 12.5%까지 3달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하루 장중 환율 최고점과 최저점 차를 나타낸 환율 일중 변동폭도 지난 1, 2월 각각 2.6원, 3.1원에서 3월부터 6.9원, 4월 5.1원, 5월 5.7원으로 앞선 두 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초 달러당 1080원대까지 가라앉았던 환율은 전달 12일 장중 1290원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장 마감가 기준으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외환시장 협력에 합의하며 환율은 다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물론 최근 달러가격이 내린 영향이 가장 크다. 전일(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9원 내린 1253.8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1250원대다.

그럼에도 추세적인 원화 약세를 막을 순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지난 1월 기록한 저점 1187원과 과거 평균 변동폭을 단순대입해도 (올 하반기) 상단은 1320원으로 도출된다”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연고점 경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中·日, 경기부양 위해 금리 내려…"금리인상 계획 없다"


[출처=총리실, CPPCC]

중국과 일본도 3월을 기점으로 환율 변동이 커지긴 마찬가지다. 다만 변동폭이 한국보다 눈에 띄게 크다. 작년 하반기부터 긴축재정에 진입한 한국과 다르게 두 국가는 경기 추가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는 여전히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상단이 0.25%보다 높아지면 이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금리를 통제하며 일본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차는 8일 기준 2.75%p까지 벌어졌다.

수익률이 더 높은 달러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며 엔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9일 오전 달러당 엔화 가치는 134엔까지 내렸다.

캐피탈이코노믹 제임스 레일리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의 운명은 미국과 일본 통화정책에 달려있다”며 “다가오는 몇 달 간 엔화값이 달러당 140엔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 가운데 일본은행은 변동없이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유지해온 금리를 예고없이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것은 아직까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中, 경기부양 위해 위안화 가치 내려…자본유출 우려, 한국까지 번질지도


9일 오전 기준 달러 대비 한중일 환율 추이. 한국(노란색)과 중국(파란색)은 5월 연중 고점을 찍은 후 환율이 가라앉는 모습이다. 반면 일본(초록색)은 최근까지 엔화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충격에 휘청이고 있다. 올 2분기 경제성장률(GDP)이 1%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중국국제자본공사)도 나온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정책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작년 12월부터 총 3차례 내렸다.

이 영향으로 달러 당 위안화 가치도 3월 이후 6% 가량 떨어졌다. 전달 13일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81위안까지 오르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6634위안이다.

중앙은행에서 환율을 통제하는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환율약세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통상 통화가치가 평가절하되면 수출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올 가을엔 시진핑 주석 집권 3기를 앞두며 경기 살리기에 총력을 붓고 있다. 다만 자본유출이 관건이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1분기 중국에서 유출된 주식, 채권 등 외국인 자본이 57억 달러(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IFF는 “전례 없는 수준”의 자본유출이라며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자본이탈흐름이 주변 신흥국인 우리나라로 번질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금융센터 김선경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대외불균형이 심화되고 중국에서의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추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며 “위안화와 동조성이 높은 여타 아시아 통화로 전이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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