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루나사태 막아라”…美, 첫 스테이블코인 규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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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루나사태 막아라”…美, 첫 스테이블코인 규제 나왔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6.1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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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주, 스테이블코인 규제 발표
월 1회 이상 회계감사 등 강구안 호평
알고리즘 코인 미규제…“투자자 유의”
[출처=Unsplash]

첫 번째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나왔다. 지난 달 코인시장은 루나사태에 휘청였다. 가격이 99.99% 떨어지며 투자자 피해가 번졌다. 가격보다 더 흔들린 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였다. 무너진 신뢰회복을 위해 매달 회계감사 의무를 포함한 강구안이 나왔다. 이를 시작으로 규제확산이 기대되나 아직 투자자 스스로 주의해야하는 부분이 크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루나 사태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자들과 시장 참여자들 신뢰에 금이 간만큼 (이번 첫 규제를 기점으로) 향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와 가이던스 발표는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대체 무엇인가…‘현실과 블록체인 잇는 매개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추이. [출처=코빗리서치센터, 더블록]

스테이블 코인은 특정 자산가격과 연동된 가상화폐를 일컬는다. 현실경제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와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다.

이런 강점에 2019년 발행량 60억 달러에 달하던 스테이블 코인은 작년 1640억 달러(약 210조원)까지 28배 가량 커졌다.

스테이블 코인은 자산담보 여부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자산 담보형’과 ‘알고리즘형’이다. 자산 담보형 코인은 현실자산이나 디지털 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설정한다. 반면 알고리즘 코인은 담보없이 자체 알고리즘에 따라 코인을 발행한다.

문제가 된 루나코인은 알고리즘형 코인이다. 테라와 루나코인이 자산가치를 서로 지지하는 알고리즘으로 운영됐다. 지난 달 이 균형이 무너지며 가격은 폭락했다. 다만 모든 알고리즘 코인이 테라와 같은 구조적 위험을 품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현실 담보자산이 없다보니 가격하락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큰 게 사실이다. 코빗리서치 정준영 연구원은 “테라 이전에도 다양한 방식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들이 고안되고 시도되었지만 많은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루나사태에…美 뉴욕주,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


스테이블코인 가이던스 표지 중 갈무리. [출처=뉴욕주]

루나사태는 혁신으로 주목받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시장신뢰를 무너뜨렸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테라 폭락은 통화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의회에 규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 미국 뉴욕주는 현지시각 8일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루나와 같은 알고리즘이 아닌 달러자산을 연동한 자산담보형 코인이 대상이다. 핵심 내용은 담보자산 안정성 강화다.

해당 규제안에 따르면 발행사는 투자자에게 교환해줄 수 있는 지급준비금을 갖춰야 한다. 발행금액을 밑돌면 안되고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보유자산과는 구분돼야 하며 매달 회계감사를 통해 자산실체를 검사받아야 한다.

또 지급준비금은 보유자산과 반드시 분리보관해야 한다. 주나 연방정부가 인정한 예금수탁기관에 보관해야 하며 현금 외에 준비금으로 인정하는 자산도 만기 3개월 이내 미국채 등으로 한정한다.

뉴욕 금융감독청(DFS)은 “최근 정책토론 과정에서 코인가치를 담보하는 준비금 실체, 뱅크런과 같은 대규모 인출사태에 대한 우려들이 논의 됐다”며 “(이런 배경에) 뉴욕시 내 가상자산 규제자로서 규제를 부과하게 됐다”고 말했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지침서는 준비금과 이에 대한 관리 및 보관 등 운영리스크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의구심의 핵심이었던 준비금과 그에 대한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진 투자자가 주의해야 하는 영역…“표준화된 답은 없다”


[출처=코인베이스]

다만 규제는 자산담보형 코인과 뉴욕주가 관할하는 가상화폐 발행사가 그 대상으로 한정적이다. 결국 투자자 절대 다수는 여전히 스스로 주의해야한다는 의미다. 이에 코빗리서치센터는 9일 발간한 ‘테라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 안정성 점검’ 리포트에서 스테이블코인 투자 시 유의해야 할 4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먼저 페깅유지 원리가 외부충격에 안전한지 확인해볼 것을 조언했다. 페깅은 코인이 연동자산과 가격괴리를 조정하는 과정을 뜻한다. 코빗리서치센터는 통상 자산담보형이 알고리즘형보다 페깅에서 구조적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자산담보형이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기에 자산 담보비율과 건전성(유동성, 환금성 등)을 필히 확인해볼 것으로 당부했다.

또 결제, 지급, 예치 등 코인 활용도가 다양한지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활용폭이 넓을수록 수요 변동이 적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론 안정적 이력 여부를 체크할 것을 조언했다. 스테이블코인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 변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코빗리서치 정준영 연구원은 “지금까지 안정적이었다는 것이 꼭 앞으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테라사태는 그 분명한 사례”라며 “실제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출시 초기보다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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