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물가 정점론…美 물가충격, 파급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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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물가 정점론…美 물가충격, 파급 어디까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6.13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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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물가상승률 8.6%…41년 만 최고치
소비심리지수 78년 이후 최저…경기침체 오나
영국 바클레이즈, 6월 자이언트스텝 전망
[출처=Unsplash]

지난 달 미국 물가상승률이 또 다시 연고점을 기록했다. ‘3월 물가 정점론’은 무너졌고 증시는 추락했다.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75%p까지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떠오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침체 징조 또한 고개를 들고 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97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충격에 이은 소비심리 쇼크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증폭으로 이어졌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연초 이후 시장을 괴롭혀 온 다양한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융단폭격이 가해졌다”고 말했다.


“정점 통과한 줄 알았는데”…물가·경기침체 충격 동시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최근 1년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망한 예상치(8.3%)를 0.2%p 웃돈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물가는 지난 달 전달 대비 0.2%p 내리며 정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3월 연중 최고점(8.5%)을 0.1%p 넘긴 수치가 나오며 이 기대감은 무너졌다. 모닝컨설트 존 리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월 물가지수를 보고 실망하지 않기란 어렵다. 아직까지도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지 알려줄 지표가 없다”고 말했다.

악재는 이게 다가 아니다. 같은 날 발표한 소비심리도 동반 하락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8.2포인트(14%) 폭삭 가라앉았다. 1978년 경기불황 이후 최저치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볼커 시대 이후 미국 경제는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과 가장 낮은 소비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며 “문제는 이런 매크로 환경에서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가장 중요한 연준 입장에서는 긴축 강공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높아지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1주일 만에 뒤바뀐 전망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Fed]

시장전망을 웃돈 물가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오는 14~15일(현지시각)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5%p 올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0.75%p 인상,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이 거론된다. 자이언트스텝은 1994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6월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22.8%로 점쳤다. 1주일 전만 해도 이 확률은 1.8%였다. 영국 바클레이즈, 미국 제프리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도 통계발표 직후 일제히 자이언트스텝 인상전망을 내놓았다.

신한금융투자 박민영 연구원은 “연준은 5월 FOMC에서 6, 7월 0.5%p 인상을 예고했으나 글로벌 긴축가속환경을 고려할 때 더 강한 긴축의지를 보여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9월까지 빅스텝 지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언급하며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공포에 추락한 뉴욕증시, FOMC에 모인 눈…“시간과의 싸움”


현지시각 10일 종가 기준 S&P500 주요 종목 수익률. [출처=Finviz]

높아지는 긴축불안에 뉴욕 증시는 현지시각 10일 일제히 주저앉았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2.73%(880포인트) 떨어진 31,392.7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은 각각 2.91%(116.96포인트), 3.52%(414.20포인트) 내린  3,900.37, 11,339.16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시장에선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이날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25bp(1bp=0.01%) 오른 3.06%까지 확대됐다. 현지시각 13일 오전 2시 기준 10년물 국채와 금리차는 단 2bp다. 통상 2년-10년물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후퇴 징조로 꼽인다.

국내 증시도 충격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13일 코스피는 1.76%(45.66포인트) 내린 2550.21에 하락 개장했다. 이후 오후 1시 50분 기준 하락폭은 3.4%대까지 확대되며 연중 최저점(2506.48)을 기록했다.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8%(79.98포인트) 하락한 2515.89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연중 15.80% 내렸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당시 우려했던 중장기 매크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고 가시화되는 양상”이라며 “(6월 FOMC 이후 안도랠리는 가능할지 모르나) 경로는 예상보다 험난하고 시간과의 싸움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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