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현대중공업, '탄소중립'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로 배 넘어 미래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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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현대중공업, '탄소중립'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로 배 넘어 미래를 짓는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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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신해양강국 건설' 국가적 목표...경제 재도약 기회
- 권오갑 회장 “아무도 갖지 않는 독보적 기술 갖고 있을 때, 지속가능한 기업"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신해양강국의 꿈'을 선포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27회 '바다의 날'을 맞아 "신해양강국 건설이라는 목표 아래 해양 패권 경쟁 등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신해양강국 건설'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선박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현재 최고의 조선 기술을 가진 국가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 선두에 현대중공업이 있다. 

하지만, 기존의 기술로는 한계가 있는 부분이 '탄소중립 선박'이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사회의 과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 3월24일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우리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생존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핵심 요소는 바로 기술개발"이라며 “아무도 갖지 않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을 때, 우리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혁신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ESG경영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가해 ‘퓨쳐 빌더(Future Builder)’라는 그룹의 미래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룹의 차세대 리더인 정기선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1위의 ‘쉽 빌더(Ship builder)’를 넘어 ‘최첨단 기술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선박 등 차세대 선박 시장 선점 노력

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액화수소운반선 개념도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97척의 LNG추진선을 수주해 친환경 선박 분야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더 나아가 수소선박 등 미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는 2025년까지 100MW(메가와트)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를 구축하고, 2만㎥(입방미터)급 수소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라며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연료공급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수소연료전지 추진선도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선은 기존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을 40% 이상 높일 수 있고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등 오염 물질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소 선박 상용화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교두보 역할을 할 ‘메탄올’, ‘암모니아' 선박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했으며, 올해 9월부터 본격적인 건조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선대는 머스크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차세대 친환경선단의 핵심이다.

메탄올 연료 추진 컨테이너 선대 [사진=머스크]
머스크의 메탄올연료 추진 컨테이너 선대 예상도 [사진=머스크]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 추진을 위한 핵심 기술인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을 위한 개념설계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이번에 개발한 연료공급시스템은 항해 중 자연 발생하는 암모니아 증발 가스를 활용해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고, 잔여 증발 가스는 엔진 연료로 사용하는 고효율 친환경 설비다.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의 작동 화면 [사진=한국조선해양]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하고 자율운항 선박 기술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와 자율이접안 솔루션 하이바스(HiBAS)를 개발했으며, 현재까지 150척분 이상의 수주를 올렸다. 

아비커스는 오는 2025년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세계 최초로 대형 자율운항 선박을 이용해 대양을 횡단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SK해운과 18만 입방미터(㎥)급 초대형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배는 아비커스의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인 하이나스2.0을 탑재하고 지난달 1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의 프리포트에서 출발해 파나마 운하를 거쳐 태평양을 횡단하는 총 33일간, 2만km의 운항을 마치고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도착했다. 이중 절반 거리인 1만km를 자율운항했다.

한편, 하이나스2.0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기반으로 최적경로와 항해속도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날씨, 파고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명령까지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 시스템이다. 통상 2단계 자율운항 기술은 기존 1단계 기술인 인지·판단 기능에 조종·제어까지도 가능한 기술을 의미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항해에서 하이나스2.0은 최적경로 자율운항으로 연료 효율을 약 7%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은 약 5% 절감했으며, 항로 내 다른 선박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해 충돌 위험을 100여 차례 회피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선급협회(ABS) 및 한국선급(KR)의 실시간 모니터링 하에 진행된 이번 항해에서 아비커스는 ABS로부터 대양횡단 증명서를 받았고, 올해 하반기 중 하이나스 2.0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율운항 기술은 해상 운송업계의 인력난 해소, 휴먼에러의 원천 방지로 안전성 제고, 오염물질 저감 등이 가능해 미래 해상 모빌리티의 혁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약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인사가 만사...그룹 미래 이끌어나갈 인재 확보·일자리 만들기에도 힘써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를 이끌어나갈 우수 인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이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룹은 그간 조선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00여명을 채용했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조선업황 개선에 따른 수주 증가와 친환경∙스마트 선박 등 조선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관련 인력 확보를 위해 상반기에만 800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는 조선업 불황이 시작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 분야의 인재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며 그룹의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6월 서울대와 ‘중공업 분야 AI 응용기술 기반의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3월 서울대 대학원에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융합과정을 조선업계 최초로 개설해 4월부터 모집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융합과정은 기존 다학제 관련 이론 교육에 더해, 차세대 선박 및 스마트 조선소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I 이론과 실무교육을 제공하고, 이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에게는 전액 장학금이 지급되며, 현대중공업그룹 입사 지원 시 가산점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에 유럽 R&D센터를 개소하며 글로벌 기술 협력 강화와 해외 우수 인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유럽 R&D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연구기관과 협력해 수소, 연료전지, 암모니아, 전기추진 등 차세대 선박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영국,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까지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럽 R&D센터를 통해 현지 CTO 및 우수 연구인력도 발굴에도 힘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GRC 준공으로 그룹 연구역량 결집... 새로운 50년 도약 핵심될 것"

GRC를 둘러보는 권오갑 회장과 경영진의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술개발과 연구 역량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판교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R&D센터다. 

권오갑 회장은 지난달 13일 이곳을 방문, 진척 상황을 점검하면서 “GRC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50년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이 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근무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GRC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이며, 준공 후에는 50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결집해 그룹의 기술력을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신기술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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