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 변해야 기후가 바뀐다…국내 첫 기후금융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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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 변해야 기후가 바뀐다…국내 첫 기후금융 데이터베이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5.27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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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100대 금융기관 탈석탄 정책
데이터베이스 공개…“정보공개 통한 이행촉구”
국내 금융기관 100곳 중 93곳 정책 미흡
[출처=Unsplash]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국내 100대 금융기관 탈석탄 정책을 한 곳에 모은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 기후를 위한 금융이란 뜻의 ‘FFOC(Finance for Our Climate)’다. 데이터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만큼 금융기관을 감시하는 눈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국내에 최적화된 틀을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며 “금융기관과 갈등을 빚고자 만든 게 아니다. 모든 기관이 기후금융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만큼 조금 더 바르고, 빠르게 하자는 목적”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FFOC, 국내 첫 탈석탄 데이터베이스…“감시자 역할 기대”


[출처=기후솔루션]

FFOC는 국내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금융기관 100곳을 나열하고 각 기관별 탈석탄 정책수준을 공개한다. 공개항목은 탈석탄 선언, 신규 석탄산업 투자 중단여부 등 총 8가지다. 탈석탄 선언을 했으면 동그라미(O) 그렇지 않으면 엑스(X)표시로 직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해외에는 ‘코일엑싯(GCEL)’ 등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왔으나 국내에선 FFOC가 처음이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정보공개를 통해 금융기관 정책 결정권자에게 어느 부분이 부족하고 개선이 필요한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FFOC는 탈석탄 선언 이후 한 발짝 더 나아가고자 하는 기관을 위해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제공한다. 독일 비영리단체 우르게발트가 개발한 방법론으로 석탄산업에 대한 세부기준을 담고 있다. 금융기관은 이 기준에 따라 석탄산업을 정의하고 투자배제 정책을 마련하면 된다.


금융기관 100곳 중 93곳 기준미달…“모니터링 지속할 계획”


탈석탄 트래커. [출처=기후솔루션]

그렇다면 FFOC에서 본 국내 금융기관 탈석탄 정책은 어느 수준일까. ‘매우 미흡하다’는 게 기후솔루션측의 평이다. 100곳 중 8개 평가항목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기관이 29곳에 달한다. 탈석탄 선언을 했더라고 구체적 계획이 부재한 곳은 71개사 중 64곳이다.

이 가운데 모범적인 기관도 존재했다.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 5곳과 SC제일은행, 미래에셋증권 총 7곳이다. 모두 투자 배제기준이 분명했다.

삼성화재 등 5개 계열사는 석탄발전, 채굴 관련 매출비중이 30%를 넘는 기업에, SC제일은행은 5%를 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석탄발전 30%, 채굴 25% 이상 기업을 투자 유의영역으로 따로 관리한다.

다만 이러한 모범기업마저도 글로벌 수준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존재했다. 삼성화재는 탈석탄 정책이 내부 가이드라인으로만 지정돼 투명성이 부족했다. SC제일은행은 2030년으로 적용시점을 미룬 점에서, 미래에셋증권은 투자배제가 아닌 검토라는 점에서 각각 한계를 갖는다.

이처럼 국내기관이 갈 길은 아직 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제 FFOC에서 객관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기후솔루션은 지속적인 정보공개를 통해 이들 기관의 탈석탄 이행수준을 촉구한다는 목표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정보를 취합하고 모니터링을 하며 정보를 업데이트해 나갈 방침”이라며 “금융기관도 그린워싱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약속을 지킬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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