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재계의 신사'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 숙환으로 별세...LG전자 CEO 때 '디지털 리더십'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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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재계의 신사'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 숙환으로 별세...LG전자 CEO 때 '디지털 리더십' 발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2.11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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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중·신뢰 중시...재계 서열 15위 LS그룹 독립 성장 주역
- LG전자 CEO 시절 중흥기 이끌어...디지털 전환기 리더십 발휘
- 평범한 가정 출신과 결혼, '존댓말' 사용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현 LS니꼬동제련 회장)이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구자홍 회장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간 LS그룹 회장직을 수행했다. 구자홍 회장은 LG그룹에서 독립한 LS그룹은 재계 서열 15위(2021년 기준)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자홍 회장은 2013년 1월 1일부로 사촌 동생인 구자열 전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이후 LS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5년부터는 LS니꼬동제련 회장직을 맡아왔다.

구자홍 회장은 1946년 경남 진양군 출신으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구태회 전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이다.

구자홍 회장은 경기고등학교 졸업후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프리스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큰아버지 구인회 전 회장의 부름을 받고 바로 귀국해 1973년 반도상사(현 LG상사) 사업부 수입과에 입사했다. 반도상사 홍콩 지사장 부장을 거쳐서 럭키금성상사 싱가폴지사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구자홍 회장
구자홍 회장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해외사업본부 상무에 오른 뒤 이듬해 전무로 승진했다. 1991년 금성사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았다. 1995년 금성사가 LG전자로 이름을 바꾼 뒤 대표이사(CEO) 사장에 오른 후 1998년 부회장, 2002년 회장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구자홍 회장은 당시 '재계의 신사', '디지털 전도사' 등 별명으로 유명했고 임직원들의 존경을 받았다.

구자홍 회장은 LG전자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2000년대 LG전자가 디지털 전환기 때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LG전자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TV와 가전, 휴대폰 등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2004년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하면서 LS전선 회장과 LS산전 회장을 동시에 역임했다. LS그룹은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평회·두회 3형제가 LG전선(현 LS전선), LG산전(현 LS일렉트릭), LG니꼬동제련(LS니꼬동제련) 등을 중심으로 LG에서 계열 분리하며 설립됐다. 구자홍 회장은 2008년 지주회사 LS를 설립하고 초대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그룹을 이끌었다.

LS그룹은 창업 1세대의 뜻을 따라 사촌형제 간인 2세대가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사를 나눠 맡고 있다. 이 원칙은 9년을 주기로 이행되고 있다. 구자홍 회장 후임으로 구자열 회장이 9년간 그룹을 이끌다가 올해 구자은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재벌 오너 일가 중 드물게 미국 유학 시절 평범한 가정 출신의 지순혜 여사와 만나 연예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연애시절부터 현재까지 부부간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생전 존중과 배려, 신뢰를 핵심 경영철학으로 실천했다.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는 ‘밝은 사람’을 그룹의 인재 상으로 꼽기도 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비타인(不比他人)’을 가훈으로 삼았다고 한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인 지순혜 여사와 장녀 구나윤씨, 아들 구본웅씨가 있다. 장남인 구본웅씨는 LS그룹 경영에서 빠져 벤처 투자회사 포메이션8그룹 대표로 일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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