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발화로 갈등관계 LG엔솔과 현대차, 인니 공동진출로 굳건한 동맹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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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발화로 갈등관계 LG엔솔과 현대차, 인니 공동진출로 굳건한 동맹 과시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7.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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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에 합작 배터리셀 생산공장 설립, 2024년 양산
-투자금 약 11억 달러, 양측 지분 5:5…10년 넘게 이어온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최고 수준 기술력으로 차종별 최적화된 전용 배터리셀의 안정적 공급처 확보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왼쪽)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오른쪽), 인도네시아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부 장관(뒷줄 왼쪽 화면), 토토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코퍼레이션(IBC) CEO(뒷줄 오른쪽 화면)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협약식에 참석했다.[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후 LG엔솔)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배터리 발화문제로 갈등관계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이번 협업으로 굳건한 동맹을 과시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엔솔에 따르면 양사는 서울 여의도 LG엔솔 본사에서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투자협약을 통해 양측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약 11억 달러(한화 1조170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총 33만㎡의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분 이상인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10여년간 함께 일을 진행해온 파트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아 예전부터 합작공장에 대한 논의가 계속 오갔다. 이번에 MOU를 체결하면서 그 결실을 맺은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세제혜택 및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수급이 용이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약에 앞서 최근 양사는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계약을 했으며 총 1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합작공장 지분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50%씩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각종 법적 절차를 거쳐 3분기 중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4분기에 합작공장 착공에 나설 예정이며,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서 2024년 상반기 내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배터리 원자재 '니켈' 매장 및 채굴량 세계 1위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 전폭적 지지

현대차와 LG엔솔이 합작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설립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풍부한 자원이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이 모두 세계 1위다. 게다가 인도네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업을 펼치기에 유리하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기업들로 대규모 복합 산업단지가 구축돼 있다.

카라왕 노동부가 발간한 ‘서부 자바 연감(West Java Facts)’ 등에 따르면 2018년까지 카라왕에 산업용지로 조성된 부지는 1375만6358 헥타르(ha) 규모로 6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 공장을 포함해 총 1760여개의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두 번째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정 기간 법인세와 합작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양측의 성공적인 합작공장 설립과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합작공장이 들어설 산업단지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약 65k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공항ᆞ항구ᆞ고속도로 등 주요 교통망이 촘촘히 구축돼 있어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유치 전략으로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전자, 건축자재, 식품, 물류 서비스 등 5대 산업 클러스터가 모두 결집된 대규모 복합 산업단지로 구축되고 있다.

원자재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비용 절감...가격 경쟁력 강화로 전기차 시장 적극 공략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원자재 공급부터 배터리셀 제조, 나아가 완성차 생산까지 드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와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각종 인센티브 확보에도 유리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100만대 규모의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 시장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8월 전기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한 대통령령 공포를 통해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기준이 되는 부품 현지화율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더불어 이달 초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치세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자동차 세제 관련 법안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전기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과 함께 아태 권역 전체 시장 공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함으로써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과 LG엔솔 양측은 이번 합작공장 설립을 계기로 아세안 시장 공략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강력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지난 10년 넘게 이어온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톱티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과 당사의 오랜 기간 축적된 완성차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엔솔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완성차 그룹 간의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양측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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