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 월풀 제치고 ‘세계 챔피언’ 등극한 LG전자 가전...왜 가전은 LG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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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 월풀 제치고 ‘세계 챔피언’ 등극한 LG전자 가전...왜 가전은 LG인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7.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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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H&A 사업본부 상반기 매출, 월풀보다 1조 5천억 이상 앞선 것으로 분석
-LG전자-월풀, 북미 세탁기 시장 세이프가드 조치로 신경전 펼치기도
-비대면 시대 수요 맞춘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호실적 견인
LG전자 가전제품 매장. [사진=LG전자]
LG전자 가전제품 매장. [사진=LG전자]

LG전자가 올 상반기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100년 전통을 자랑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던 월풀을 누르고 당당히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창립 63년 만에 이룬 쾌거다.

물론 이번 결과가 연간 기준이 아닌 상반기 기준이라는 점에서 LG전자의 1위 자리가 굳건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LG전자는 이번 실적 견인의 공신으로 꼽히는 신가전과 오브제컬렉션 부문의 투자 강화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연간 기준으로 보면 작년에도 3분기까지는 LG전자가 영업이익·매출 부문 모두 1위를 이어갔으나 마지막에 매출에서 약간 밀리면서 소폭 차이로 월풀에 다시 1위를 내준 바 있다”라며, “이번 상반기에서 LG전자의 우위가 높게 점쳐지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비대면 수요에 즉각 반응하여 맞춤 전략을 펼친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보여진다”라고 평가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전날 공개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53억 2400만달러(한화 약 5조 9700억원)를 기록했다. 증권사에서 추정하는 LG전자 H&A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 6조 8000억원에 비해 8000억원가량 뒤처졌다.

1분기에서도 LG전자는 매출 6조 7081억원을 달성하면서 6조원을 기록한 월풀을 7천억원가량 앞섰다. 이로써 양사의 1, 2분기를 합친 상반기 매출 격차는 무려 1조 5000억원 이상이다.

LG전자가 매출에서 월풀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이미 LG전자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다만 올 2분기 영업이익에서는 월풀의 중국법인 지분 매각, 터키 자회사 매각 등 일회성 수익이 일부 반영되면서 월풀이 LG전자를 1100억원가량 앞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분기 2300억원가량 LG전자가 앞선 것을 고려하면 상반기 기준 이번 역시 LG전자가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탁기 시장 두고 신경전 펼친 LG-월풀

LG전자의 세탁기. [사진=LG전자]
LG전자의 세탁기. [사진=LG전자]

생활가전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펼쳐진 LG전자와 월풀의 신경전은 세탁기 시장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월풀 청원으로 인한 트럼프 정부의 북미 시장 세이프가드 조치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라며, “그러나 월풀이 코로나19 이후 생산라인을 크게 돌릴 수 없었던 반면, LG전자는 미국 현지 공장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국내 창원 생산라인을 가동해 세탁기 물량을 늘리면서 어려운 상황을 커버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세탁기 시장에서의 황제라 불릴 정도로 이 분야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졌던 월풀은 LG전자와 삼성전자 등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들어오자 2018년부터 3년간 외국에서 들여오는 가정용 세탁기 수입을 제한하도록 미국 정부에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세이프가드는 국내 경합산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발동시킬 수 있는 긴급 수입제한 조치로, 일각에서는 월풀이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며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월풀의 청원에 따라 즉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으며, 올해 초 세이프가드를 2년 추가 연장했다.

당장 북미 시장에 수출 제한이 걸린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에 세탁기공장을 짓고 2018년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곳 세탁기공장에 약 229억원을 추가 투자를 실행하면서 생산 설비 증설까지 마쳤다.

LG전자의 이러한 전략은 그대로 통했다. 지난달 LG전자는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세탁기 브랜드’ 평가에서 드럼 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부문을 모두 차지했다.

통돌이 세탁기의 경우 4년 연속 선정이며, 프리미엄급인 드럼 세탁기 부문 역시 신뢰성과 소비자 만족도에서 각각 최고 점수인 ‘매우 우수’와 ‘탁월’ 등급을 받았다.

앞서 같은 매체에서 선정한 ‘2021년 최고의 세탁기’에서도 LG전자는 드럼 세탁기, 통돌이 세탁기를 비롯해 보급형인 교반식 세탁기 모두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미국 세탁기 시장이 해당 세 부문에서 각각 30% 전후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LG전자에 매우 의미 있는 결과였다.

코로나 시국 공간 가전 수요 충족한 ‘오브제컬렉션’...“글로벌 경쟁 강화 선봉에 설 것”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서 수상한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서 수상한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공간 가전 수요를 공략한 ‘LG 오브제컬렉션’ 역시 호실적에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실내 생활이 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라며,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을 내놓으면서 공간 가전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었고 그 부분들이 실적에까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작년부터 공간 인테리어에 힘을 줘 출시한 ‘LG 오브제컬렉션’은 올해 내로라하는 세계 디자인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휩쓸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워시타워, 스타일러, 청소기, 휘센 타워,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패키지, 1도어 냉장·냉동·김치 컨버터블 냉장고 등 총 6개의 상을 받았으며, ‘iF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역시 오브제컬렉션의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패키지, 1도어 냉장·냉동·김치 컨버터블 냉장고, 공기청정기, 청소기가 본상 4관왕에 올랐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의 본격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론칭을 시작해, 아시아, 유럽 등 해외시장에 순차적으로 오브제컬렉션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브제컬렉션을 입은 공간 인테리어 가전의 선도를 지속 잇기 위해 라인업 확대 등 고민을 계속할 것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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