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탄 구광모, LG그룹 채용-교육-투자 '아바타 열풍'...LG전자·화학 등 계열사 채용·교육에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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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탄 구광모, LG그룹 채용-교육-투자 '아바타 열풍'...LG전자·화학 등 계열사 채용·교육에도 도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7.18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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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메타버스 활용해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 수료식
- LG디스플레이-LG화학,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 도입
- LG이노텍, 지난 5월 제조업계 최초 채용설명회에 활용
- LG테크놀로지벤처스, 미국 메타버스 스타트업 '웨이브'에 투자

구광모 대표가 이끄는 LG그룹이 '메타버스(Metaverse)'를 주요 계열사의 신입사원 채용 및 교육에 도입하고 신규 투자에도 나서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이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뉴노멀(New Normal: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에 맞춰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취임 4년차를 맞은 구광모 대표가 메타버스에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뜻한다.

18일 LG그룹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 수료식을 열었고 LG디스플레이는 신입사원 교육용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구광모 LG 대표(가운데)가 미래 신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신입사원 교육, LG이노텍은 채용설명회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LG전자 측은 "올해 초 사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연구원들은 LG전자와 미국 카네기멜론대(CMU)가 함께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을 최근에 마쳤다"며 "연구원들은 원격으로 CMU 교수진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아키텍트 교육과정과 소프트웨어의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보안전문가 교육과정을 수료한 직원은 모두 100여명에 달한다. LG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대면 행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수료식을 가진 것. 

LG전자는 이번 수료식을 위해 가상공간에 LG트윈타워와 CMU 캠퍼스를 실제 모습과 유사하게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각자 가상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인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어 수료식에 참여했다.

LG전자의 메타버스 교육 수료식

참석자들은 수료식이 시작되기 전에 LG트윈타워와 CMU 캠퍼스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CMU 캠퍼스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수료증을 받았다. 

메타버스 수료식에 참석한 CMU의 제프 제나리(Jeff Gennari) 주임교수는 “경험해 본 수료식 가운데 가장 유니크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에 수료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심층면접을 거쳐 소프트웨어 아키텍트와 소프트웨어 보안전문가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고객가치를 높이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코딩 전문가 ▲보안 전문가 ▲아키텍트 ▲품질 전문가 등 다양한 사내 소프트웨어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내 대학을 비롯해 미국 카네기멜론대, 서던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뉴욕대(New York University), 캐나다 토론토대(University of Toronto) 등 해외 대학과도 연계해 전문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선발된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600명 이상인데 2023년에는 1000명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메타버스 수료식을 준비해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을 마친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수료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세계적 수준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지속 양성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최근 인기게임인 ‘동물의 숲’ 가상공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섬을 마련하고, LG 올레드 TV 마케팅을 펼쳤다. 이는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소비자가 가상 세계관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디스플레이가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사원 교육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일,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했다.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 약 200명은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롤플레잉게임(RPG) 형태의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교육장에서 등장했다. 이들은 본인 아바타로 LG디스플레이 주요 사업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기들과 화상소통을 하고 릴레이 미션, 미니게임 등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교육 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신입사원 91%가 메타버스 방식을 활용한 온라인 교육 방식이 동기 간 네트워킹에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채용하는 신입사원 약 900명을 대상으로 총 8차수에 걸쳐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다양한 사내 임직원 교육 및 채용 프로그램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LG화학도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가상 교육센터는 대강당과 직무교육 수강방, 강의실, 휴게실, 식당 등으로 구성해 현실과 비슷한 교육ㆍ소통 환경을 조성했다.

최근 입사한 생산, 연구ㆍ개발(R&D), 영업, 공무,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스태프 조직 신입사원들은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며 곳곳에 배치된 직무 정보와 회사 생활 팁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LG이노텍은 지난 5월 제조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취업준비생 400여 명을 대신한 아바타들이 3D 그래픽으로 만든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제 구직활동을 벌였다. 

LG이노텍은 "비대면 방식이라 참석 인원 제한이 없고, 방역 조치도 필요 없어 장점"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대표가 직접 챙기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 메타버스에 첫 투자 

LG이노텍 인사 담당자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설명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LG이노텍 인사 담당자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설명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LG그룹은 메타버스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인공지능(AI)과 전장, 로봇에 이어 미래 신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미국의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웨이브'에 투자하고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구광모 대표가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 LG그룹이 메타버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웨이브에 투자는 메타버스 분야에서는 처음이다.

웨이브는 존 레전드, 린지 스털링을 비롯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가상현실 기반 라이브 콘서트를 50차례 이상 기획해 진행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음반사인 미국의 워너 뮤직과 중국의 텐센트 뮤직도 각각 올해와 지난해 웨이브에 투자했다.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35년 3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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