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D램도 미세공정 시대’...삼성전자·SK하이닉스, ‘EUV 각축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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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D램도 미세공정 시대’...삼성전자·SK하이닉스, ‘EUV 각축전’ 돌입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7.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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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양산에 쓰이던 EUV, 메모리반도체로 넘어가면서 D램 시장 경쟁 불붙어
-SK하이닉스, D램 최초 EUV 노광 공정 기술 적용 4세대 10nm급 제품 양산 시작
-삼성전자 작년 이미 D램에 EUV 최초 적용...올 하반기 중 4세대 10nm급 양산 계획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생산 공정이 점점 더 미세화되고 있다. EUV 기술을 얼마나 잘 적용하는지가 앞으로의 반도체업계 기술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최근 반도체업계에서 미세공정이 핵심 기술로 각광받는 가운데 차세대 노광 공정으로 지목되는 극자외선(EUV) 기술의 활용도가 이제 시스템반도체,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D램 글로벌 시장 1, 2위의 점유율을 다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EUV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 기술 개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파운드리 공정에 주로 활용되던 EUV 기술이 이제 D램까지 넘어간 추세”라며, “D램의 회로 선폭이 갈수록 얇아지면서 미세공정에 대한 업계의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EUV는 효율적인 면으로나, 합리적인 면으로나 D램 시장의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마이크론, 난야테크놀로지 등까지 D램 양산에 도입할 EUV 노광 공정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노광 공정은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포토 공정의 과정 중 하나다. 빛으로 패턴을 그릴 때는 무엇보다 미세한 작업이 중요한데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빛의 파장이 14분의 1 수준으로 짧은 EUV 기술이 이 작업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D램 공정의 미세도가 10nm(나노미터)대까지 정교해진 상황에서 업체들은 EUV 기술 개발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SK하이닉스 이달 초부터 EUV 적용한 10nm급 4세대 D램 양산 시작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nm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nm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3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에 이어 최근 EUV를 적용한 10nm급 4세대(1a) D램 양산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달 초부터 10nm급 4세대 D램 양산 착수에 들어갔다”라며, “그간 2세대(1y) 제품 생산 과정에서 EUV를 일부 도입해 안정성을 검토해 왔지만, 실제 제품 양산을 공식화하는 것은 SK하이닉스의 D램 중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을 계기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 따르면 4세대 D램의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 수량은 3세대(1z) 제품보다 25% 많으며, 1세대(1x) 제품과 비교해서는 2배에 달한다. EUV 공정 기술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올라오게 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첨단 EUV 공정 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한 동시에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비도 약 20%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라며, “내년 초부터는 차세대 D램인 5세대 제품에도 4세대에 적용했던 EUV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작년 이미 D램에 EUV 최초 적용...“올 하반기 중 4세대 10nm급 양산 착수할 것”

삼성전자 DS부문 화성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DS부문 화성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사실, 가장 먼저 D램 EUV 공정 적용의 물꼬를 튼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EUV 공정에서 생산한 1세대 10nm급 DDR4 D램 모듈 100만 개 이상을 업계 최초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nm 초반대인 4세대 10nm급 D램 양산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양산에서는 물론 이미 D램에도 EUV 공정을 활용해 왔으며 EUV가 미세공정에 있어서 큰 효율성이 입증된 만큼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라며, “현재로서는 올 하반기 중으로 EUV를 적용한 4세대 10nm급 D램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며 별도의 성과가 나올 시 발표할 예정이니 기다려주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4세대 D램 양산을 시작하고 추후 5세대, 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D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 현재 3위인 마이크론과 2위인 SK하이닉스에 밀려 4세대 10nm급 D램 생산을 시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자존심을 구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직 (4세대 10nm급 D램 생산) 발표를 안 한 것은 맞지만 기업마다 생산 착수 시기를 결정하는 시점이 다를 수 있다”라며, “삼성도 내부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준비를 마친 뒤 생산을 공식화할 수도 있으니 아직은 어디의 기술이 더 우위에 있다고 쉽게 판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D램 시장에서의 EUV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세계 EUV 장비 독점 업체인 ASML이 최근 국내 경기도 화성에 EUV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2400억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협력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SML의 최근 투자 발표 이후 들어온 추가 소식은 없지만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향후 5년간 ASML이 공급하는 EUV 장비를 구매하는 장기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장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으며, 삼성전자 관계자는 “ASML 투자 건과 관련해 아직 공개된 EUV 장비 구매 현황은 없으며 구체적인 거래 업체 정보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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