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車톡-시승기] 혼다 CR-V, 실내공간 넓어 차박에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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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車톡-시승기] 혼다 CR-V, 실내공간 넓어 차박에 '안성맞춤'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6.18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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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연비 20km/L...공인 연비보다 5km/L 이상 높아
-최고출력 215마력...드라이빙 매력 "우수"
-상향 평준화 된 편의사항과 높은 연비에 만족도 '업'
-편한 시트, 넓은 레그룸...내비게이션은 아쉬워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재팬'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닛산·인피니티가 철수하는 등 자동차 업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일본차의 점유율은 1%대로 내려앉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혼다코리아는 지난 1월 하이브리드 신차 2종을 한꺼번에 선보여 이목이 집중됐다. 하이브리드로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신차를 앞세워 하이브리드차만 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하이브리드차에 총력을 기울이는 혼다의 '최초 하이브리드 SUV' 모델, 뉴CR-V를 직접 타봤다.

올해 혼다가 선보인 뉴CR-V 하이브리드 투어링 모델 [사진=녹색경제신문]

첫 인상은 전체적으로 날렵한 인상을 준다. 전면부는 크게 위와 아래로 나뉘어 시원하면서 든든한 이미지를, 측면과 후면부는 살짝씩 드러나는 선들이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준다.

실내로 들어가면 블랙과 그레이, 그리고 우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고급스럽다. 계기판의 경우 3등분이 돼있긴 하지만 막힌 느낌 없이 시원했고 내비게이션의 크기와 밝기도 운전하기에 알맞았다.

다만 버튼식 전자변속기는 대시보드 정가운데인 센터페시아에 위치하다 보니 조작을 하는데 먼 감이 있었다. 또 파킹브레이크와 주행모드 버튼은 ‘왜?’라는 생각이 떠오를 만큼 너무 큼직한데 반해, 핸들에 있는 버튼들은 작고 간격이 좁아 동시에 여러 버튼이 눌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내는 계기판과 대시보드 등이 정갈하게 배치돼 고급스럽다.[사진=녹색경제신문]

편한 시트, 넓은 레그룸...내비게이션은 아쉬워

시동을 걸자 엔진이 돌면서 계기판에 불이 들어왔다. 출발을 해보자.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내비게이션이 보이지 않았다. 조작할 수 있는 버튼도 많지 않은데 도대체 내비게이션은 어디에 있는거지?

바탕화면에서 내비게이션까지 들어가는데 세 단계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메뉴의 '앱목록'에 들어가면 뜨는 'Atlan' 이라는 아이콘이 내비게이션 앱이었다. 너무 깊숙이 들어있어 직관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애플의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폰의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유저가 연결선으로 차량과 연결만 하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티맵이나 카카오맵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편도 200km정도의 장거리를 운전하는 내내 든 느낌은 '시트가 편안하다'는 느낌이었다. 몸을 적절히 받쳐주고 세워주기 때문에 좌석을 거의 인식하지 않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뒷좌석 시트도 마찬가지. 2열 피로도의 핵심요소인 등받이 기울기는 고정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2열 레그룸은 체감상 전장과 축거가 2~300mm 정도 큰 차량과도 비슷하게 느껴질 만큼 넓다. 

목적지까지 정속주행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정속주행이 가능한 도로인 남양양 IC부터 미사 IC까지 약 180km 구간을 설정했다. 21~23시 사이에 운행했고 차량 통행량은 많지 않았다. 에어컨은 22도 오토 조건이다. 크루즈 컨트롤로 100km/h을 설정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계기 상으로 20km/ℓ가 넘는 연비를 기록한 것이다. 내린천 휴게소에서의 주행가능거리는 240km 였는데, 미사IC에 도착했을 때 180km의 주행가능거리가 표시됐다. 실제 110km를 주행했음에도 주행가능거리는 불과 60km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쉽게 볼 수 없는 CVT + 하이브리드 조합은 시승 내내 매우 높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둘 다 연비에 강점을 가지는 요소들이라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었다.

배기량(2.0L)과 CVT(자동변속기)의 한계로 가속은 조금 반응이 느리고 힘겨워하는 부분은 있지만 일상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충분했다.

넓은 실내공간과 높은 전고...차박 '안성맞춤'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CR-V는 차박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뒷좌석을 접자 평평한 공간이 생성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돗자리를 깔고 와인을 들자 캠핑이 시작됐다. 물론 운전은 모두 끝난 상태다.

뒷좌석을 접고 그 위에 앉는데도 머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전고가 높다. 다만 트렁크를 닫은 상태에서 누울 경우 키가 165cm 이상이라면 다리가 닿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이브리드 차량 특성상 시동을 켜놓아도 전기로 돌아가기 때문에 매연 걱정 없이 전력을 이용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로 연결한 음악이 차안을 가득 메웠다.

상향 평준화 된 편의사항과 높은 연비에 만족도 '업'

편의 사양은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가 그렇듯 상향 평준화 됐다. 모션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스마트 트렁크, 운전자에 따라 시트 위치나 각도를 지정하는 메모리 시트, 우측 사이드 카메라는 이제 필수가 되었고, HUD는 가독성도 좋고 운전자의 체형에 따라 상하 조정도 가능했다. 차선유지보조(LKAS) 및 자동감응식순항제어(ACC)는 차량 간격의 변화에 따라 적절히 속도를 조절했다. 이국땅임에도 잘 작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통풍시트가 없는 점, 내비게이션에 표시되는 정보의 종류가 제한적인 점, 내비게이션 바로가기 버튼이 없이 설정 항목으로 들어가서 선택해야 하는 부분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차량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뉴CR-V 하이브리드는 ‘연비’ 하나 만으로도 선택해야 할 이유가 충분한 차량이다. 4770만원의 가격으로 이 정도의 효율을 누릴 수 있다면 말이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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