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우리나라에 투자해줘요" 삼성전자에 빗발치는 미국·베트남·중국·유럽 등 투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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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우리나라에 투자해줘요" 삼성전자에 빗발치는 미국·베트남·중국·유럽 등 투자 '러브콜'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23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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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주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세제혜택 내세우며 '러브콜'
베트남, 중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도 삼성전자에 '구애'
현금성 자산 100조 넘지만 해외 투자 여력 '제한적'...고심 깊어지는 삼성전자

미국, 베트남, 중국, 유럽 등 해외 각지에서 삼성전자를 향한 투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공급망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전자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투자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느 곳으로 투자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 기지는 현재 중국 시안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등 2곳 뿐이다.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높아진 데다 경쟁 업체들이 추격을 본격화하면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50조~7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할 예정인데 어느 곳이 삼성전자의 투자를 이끌어낼 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국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주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세제혜텍 내세우며 '러브콜'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유치전에 미국 일부 주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부족 사태 해결 관련 대책 회의에 삼성전자를 불러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가장 투자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텍사스 주는 오스틴 공장 증설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구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인근에 신 공장 부지를 확보해 놓은 데다 지방 정부와도 활발하게 인센티브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오스틴 시의회는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사업장 인근을 둘러싼 도로 이름을 '삼성로(Samsung Boulevard)'라고 바꿀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시와 향후 20년간 8억547만 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놓고 협상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앞서 15년간 2억8500만 달러의 세금 감면이 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상황이다.

애리조나 주도 삼성전자의 공장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1개 창출할 경우 3년간 최대 9000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9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두고 삼성전자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근에는 뉴욕 주까지 가세했다. 뉴욕 주 정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세금 감면, 일자리 보조금 등 9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이는 뉴욕 역사상 최대 규모다.

베트남 중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삼성전자에 '구애'

지난해 10월 20일 베트남 총리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오른쪽)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투자요청을 했다.
지난해 10월 20일 베트남 총리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오른쪽)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투자요청을 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베트남으로부터 반도체 공장 투자요청을 받고 있으며 현재 진행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20일 베트남에서 응우옌 쑤억 푹 총리와 면담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푹 총리는 이 부회장에 반도체 관련 투자를 다시 한번 요청하며 세제 혜택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네 곳의 지난해 매출은 632억5000만 달러로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30% 이상을 담당하며 베트남 경제를 견인했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의 신공장을 새롭게 유치해 자국 반도체 산업 입지와 일자리 창출을 노리고 있다. 

중국도 삼성전자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중국은 한국 정부에 반도체와 5G 등에 대한 협력을 요구했다.

최근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화웨이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은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일본·유럽 등 반도체 선진국과 협력해 글로벌 밸류체인(공급사슬)을 다시 형성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9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착공해 2014년 5월부터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중국은 이미 기존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투자 유치에 나섰다. EU는 10nm 이하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EU 국가에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5G(5세대) 통신, 커넥티드카, 고성능컴퓨팅(HPC) 등과 관련한 반도체에 대한 미국과 아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 목적이다. 

현재 EU는 독일, 프랑스 주도로 최대 500억유로(약 67조원)를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유럽 각 국 정부는 보조금 등을 통해 '투자액의 20~40%' 정도를 기업들에 지원할 계획이다. EU는 주요 유치 대상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 중이다. 

지난 2월 프랑스 재무부는 "삼성전자는 가장 혁신적인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아직까진 결정된 바가 없지만 EU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금성 자산 100조 넘지만 해외 투자 여력 '제한적'...고심 깊어지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00조원이 넘지만 세계 각국의 요청들을 모두 수용하고 공장을 지을 수는 없는 처지다. 미국 투자는 확실시 되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현재 3공장 투자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현재 3공장 투자가 진행 중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에 최신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1공장(P1)은 완공됐고 2공장(P2)엔 최첨단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3공장은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으며 이 공장에도 수십조원을 투자할 예정이어서 해외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 또 삼성전자는 "3년 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어서 M&A 자금도 남겨놔야 하는 처지다. 결국 삼성전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공언한 대로 삼성전자가 M&A에 나서게 된다면 수십조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100조원 중 60조~70조원을 반도체 시설 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데 평택에도 신공장을 짓고 있어 생각보다 해외 공장 투자 여력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총수까지 부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고심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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