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명운 가를 26일 주총, 국민연금 등에 업은 박찬구 '유리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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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명운 가를 26일 주총, 국민연금 등에 업은 박찬구 '유리한 고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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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박찬구 회장 측 찬성으로 의결권 행사...경영진 경영 차원에서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은 찬성
주총의 승부를 가를 쟁점은 이사 선임에 달려
박찬구 회장을 위시한 사측 승리로 끝날 가능성 높아져...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도 힘들 전망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명운을 가를 주주총회가 오는 26일 열리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 측 찬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박 회장과 경영진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금호석유화학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26일 열리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안에 ‘찬성’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23일 제10차 수탁위 회의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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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위 관계자는 "회사가 안정을 찾는 방향으로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경영진 견제 차원에서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은 찬성키로 했다"고 말했다. 

수탁위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안건 중 이익 배당을 비롯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에서 박찬구 회장 측인 이사회 안건에 찬성하고 박철완 상무 측이 제시한 ‘주주제안’에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과 조카인 박 상무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현 경영진 견제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찬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금호석화 지분은 8.25%로, 국민연금은 50.76%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표심을 결정할 핵심으로 꼽혀 왔다. 박 회장 측과 박 상무의 지분은 각각 14.84%(자녀 지분 포함), 10.00%다. 

26일 금호석화의 주주총회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황이석, 이병남) △사내이사 선임(백종훈, 박철완) △사외이사 3명 선임(최도성, 이정미, 박순애, 민준기, 조용범, 최정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최도성, 민준기)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이 날 주총은 박회장 측과 박 상무 측이 각각 제시한 배당안과 이사 선임 등을 두고 표대결이 예상된다. 

박 회장과 박 상무는 이 가운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건, 이사 선임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박 회장이 주당 4200원·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4250원을 제시했고, 박 상무는 주당 1만1000원·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1만1050원을 제시했다. 

배당의 경우 박 상무가 수정 제안서를 회사 측에 제출한 뒤 이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박 상무 편을 들어주면서 금호석유화학은 박상무 배당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사 선임 건에서도 박 회장과 박 상무가 각각 다른 인물을 추천하면서 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박회장 측은 사내이사 후보로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전무)을 추천했고, 박 상무는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주총의 승부를 가를 쟁점은 이사 선임에 달려 있다. 양 측이 각기 다른 후보자를 내세운 만큼 회사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를 어느쪽이 장악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갈릴 수 있다. 재계는 박 상무가 26일 주총에서 이사 선임 등 안건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이사회를 통해 박 회장 해임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위 결정에 앞서 양대 의결권 자문사는 서로 다른 권고를 했다. ISS는 박 회장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내며 박 회장 손을 들어줬지만, 글래스루이스는 사내이사 선임 등 일부 안건에 대해 박 상무 안건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사측에 힘을 실어준 것은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노조까지 박 회장 편에 섰다. 금호석화 석유화학부문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은 회사를 지지하는 입장문을 잇따라 냈다.

결국 박찬구 회장을 위시한 사측의 승리로 1차 정기주총은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에는 찬성했지만 실제 박철완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 역시 낮아보인다. 현재 사전 투표조사가 완료됐고, 박 회장 측이 표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상무의 사내이사 연임안도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는게 현재 재계의 관측이다. 
 

박찬구 회장(좌)과 박철완 상무(우)
박찬구 회장(좌)과 박철완 상무(우)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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