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지속가능발전을 경영에 내재화"···한화자산운용의 ESG 평가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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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지속가능발전을 경영에 내재화"···한화자산운용의 ESG 평가시스템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1.02.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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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김명서 한화자산운용 지속가능전략실장
- "10년 공부 대세되는 요즈음 보람"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 김명서 한화자산운용 지속가능전략실장 (사진 = 한화자산운용 제공)
▲ 김명서 한화자산운용 지속가능전략실장 (사진 = 한화자산운용 제공)

 

"기업활동에 있어서 ESG의 내재화는 고민이나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는 과정"

김명서 한화자산운용 지속가능전략실장은 인터뷰 첫 머리를 이렇게 떼었다. 새해 각 기업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ESG 경영은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경주하는 비즈니스 전략의 일환으로 치부되야할 게 아니라, 일종의 습관처럼 몸에 배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자산운용은 기존 지속가능전략 TF팀을 '실'로 확장하고 전문인력 규모도 늘렸다. 김 실장도 TF팀장에서 승진을 한 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기업들에게 숙제다. 기업 성장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곧 생존을 위한 담보를 찾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대학원에서 환경회계를 연구하고, 오래 공부했던 내용과 잘 들어맞는 직업에 몸담고 있었던 김 실장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 담론이 반갑기도 하고, 부족함을 느끼기도 한다.

"지속가능발전이란 큰 개념의 테두리 안에서 핵심의 요소들을 추출해, 새로 만들어진 표현이 ESG입니다. 결국 부분집합일 수밖에 없는 ESG가 미래의 사활인 것처럼 부각되는 것에 약간 우려를 갖고 있기도 해요. 이는 곧 경영의 본질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업활동의 겉을 포장하는 수식어에 그칠 수도 있다는 의미거든요."

인터뷰 첫 마디에서 언급한 'ESG의 내재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경영자의 강한 의지다.

다행스런 추세는 속내로는 편차가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ESG의 중요성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10년을 넘게 연구하며 주장했던 내용이 하루아침에 '대세 중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요즈음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 한화자산운용의 ESG Scoring & Rating sample (사진 = 한화자산운용 제공)
▲ 한화자산운용의 ESG Scoring & Rating sample (사진 = 한화자산운용 제공)

 

김 실장이 말한 ESG의 내재화는 구체적인 기업의 업무현장에서 적용할 때, 거칠게 요약하자면 시스템의 정립과 활용으로 나눠볼 수 있겠다.

자산운용사를 예로 들어보자면, ESG평가 모형을 구축하고, 이를 개량·발전시켜 나가는 부분이 우선 하나다. 그 다음은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는 데 있어서 정립한 평가 모형을 활용하는 부분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금처럼 ESG의 개념이 널리 퍼지기 전부터, 김 실장을 비롯한 외부 전문가를 투입해 ESG 관련 내용을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시작했으며, 각고의 노력 끝에 자체 평가시스템을 국내 금융권 최초로 구축했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특히 단순히 수치화하기 어려운 비재무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은 지난했다.

가령 환경 부문과 관련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사안이라든지, 지배구조 부문에서 주주와의 관계 등의 데이터는 담당자들이 기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한 대기업 조직들을 제외하고는 ESG의 개념이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자료를 수집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각 산업과 개별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평가 문항이나 스코어링 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이미 시장서 널리 알려진 모델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전입미답의 경지를 걸어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2020년 말 현재 상장사는 물론, 비상장 채권 발행사 및 공기업까지 평가의 커버리지를 넓혀 약 1000여곳이 넘는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스코어링이나 등급 부여는 곧 평가기관의 신뢰도와 동격이라고 볼 수 있다. 공신력을 갖지 못하는 '평가'를 세간에서 누가 알아준단 말인가. 

당연한 과정이겠지만, 이와 같은 정보는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외부기관의 평가 내용과 등급정보를 받아서 활용하는 금융사와 자체적인 평가가 가능한 곳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2019년부터 각 사업부서에 ESG와 관련한 담당자가 배정돼 있습니다. 이들이 부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담조직과 지속적으로 문의·소통을 거칩니다. 물론 처음부터 자연스런 과정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비교적 빠르게 '당연한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이 자부심을 가질만 한 점이라고 봅니다."

금융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ESG경영은 단순히 관리의 차원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돈이 된다는 거다.

자료 = 한화자산운용 제공
자료 = 한화자산운용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 모든 펀드는 손해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ESG 관련 펀드는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작년 3·4분기에만 810억달러가 들어왔다. 상반기엔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경우 4분기 기준 ESG펀드 순자산이 7억5700만달러, 약 8400억원 규모다.

포지티브한 측면에서의 접근만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네거티브한 방법도 강제한다. 자신들의 ESG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연례서한에서 "화석연료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가 넘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블랙록은 약 7조달러, 811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사, 평가사들에서 훨씬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요. 블랙록의 경우처럼 기업들에 수시로 레터를 보내 ESG와 관련된 기준을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선 당연히 과거와는 달리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에요."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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