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이너프프로젝트' 쿠팡서 재미 볼수록 딜레마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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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이너프프로젝트' 쿠팡서 재미 볼수록 딜레마 빠지는 이유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12.16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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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프프로젝트, 상품 수 늘리며 쿠팡서 외형 확장
온라인 전용 브랜드 전략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가 쿠팡에서 신상품 출시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가 쿠팡에서 신상품 출시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사적 목표인 '온라인화'의 테스트베드 격인 '이너프프로젝트'가 순풍을 타고 있다. 유일한 온라인 판매 채널인 쿠팡에서 성공적인 초기 반응을 이끌어내며 라인업을 넓히게 된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너프프로젝트는 쿠팡에서 최근 신상품 출시 프로모션을 열며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너프프로젝트는 지난 6일 런칭된 쿠팡 전용 브랜드로, MZ세대를 겨냥해 '비건 친화 뷰티'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당초 이너프프로젝트는 런칭 당시 7가지 제품을 선보였으나, 이를 11가지로 늘리고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쿠팡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서비스'를 적용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아모레퍼시픽이 이너프프로젝트 이외 브랜드를 놓고서도 온라인 전용 제품을 더욱 활발하게 출시하며 그룹 전체의 온라인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는데,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에는 국내와 중국 모두 온라인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추가적으로 내놓을 수록 오프라인 로드숍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바라본다.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화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온·오프라인 공급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이를 놓고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인데, 온라인 전용 제품마저 확대된다면 로드숍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가맹점주들은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오프라인 단독 제품 출시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화에 주력을 다하고 있어 오프라인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지를 놓고서는 의문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더불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국감에서 "가맹점주는 우리 회사에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가맹점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가맹점 전용 상품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국감 면피용 발언'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하루빨리 가맹점 전용 상품 출시 등 상생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가맹점 수는 최근 2년 사이 2257개에서 1596개로 30%가량 줄어든 상태다. 2018년 말부터 지난 8월까지 아리따움 306곳, 이니스프리 204곳, 에뛰드하우스 151곳의 가맹점이 문을 닫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온라인 채널에서 동일 상품의 할인폭이 크고 단독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을 이유로 가맹점 폐점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바라본다.

아모레퍼시픽 온라인화의 키를 쥔 '이너프프로젝트'의 순항에도 서 회장이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이유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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