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중저가 라인 '외면'에 중국 맹추격
상태바
아모레퍼시픽, 중저가 라인 '외면'에 중국 맹추격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2.24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사업 적자에 중국 내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 축소
중국 로컬 브랜드 급부상...이니스프리와 반대 전략 취해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씨 지분 높아 쉽게 포기도 못해
아모레퍼시픽 로고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로고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라인을 축소하면서 럭셔리 브랜드와 온라인 강화에 나섰지만, 국내외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 이니스프리는 특히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의 지분이 적지않은 만큼 쉽게 포기도 못 하는 상황이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0.9% 하락한 1조2025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337억원)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1조1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 하락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체질 개선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내년 럭셔리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돼 설화수 브랜드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인 광군제 당시 '설화수' 등의 럭셔리 제품을 내세워 전체 브랜드 판매액 순위 7위, 럭셔리 브랜드 5위의 성과를 거뒀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 내 설화수 비중이 이니스프리를 넘어서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저가에서 고가 중심의 전환은 고정비 부담이 높은 로드숍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 이니스프리는 점차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2016년 7679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에는 5519억원까지 매출이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올해 141개 폐점에 이어 내년에는 추가로 170개 매장을 철수할 예정이다. 이는 절반 이상이 줄어드는 셈이다.

대신 중국에서 이니스프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을 현재 40% 수준에서 내년 5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찮다. 최근 중국 로컬 뷰티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2030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색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는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200여개 체험용 오프라인 매장을 오는 2025년까지 6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지난해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4%의 점유율로 맥과 공동 5위를 차지했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소비자 교육과 체험을 위주로 운영 중이다. 또 글로벌 메이저 화장품 OEM 기업과 제휴해 품질을 개선하고, 가격은 글로벌 브랜드 제품의 20~30% 수준이다. Z세대를 타깃으로 맞춤형 SNS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기간 축소, 다양한 IP(지식재산권)와 콜라보한 점도 주효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를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서경배 회장 장녀인 서민정씨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배당금을 통해 기업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씨의 이니스프리 지분은 18.18%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의 매출 비중을 줄일 계획은 없다"며 "온라인 등의 성장 채널 전환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 구조 개선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