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를 담당하는전지사업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한다. 회사는 이를 위해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고 17일 긴급 소집한 이사회에서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전지사업부문 분사의 가장 큰 이유로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자금 확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는데, 물량 소화를 위해서 자금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현지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만 매년 3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삼는 방식이 유력하다. LG화학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앞으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막대한 투자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LG화학은 내부적으로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 부문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적자를 이어가면서 쉽게 분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분사 결정은 지난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앞으로 전기차 시장 호조로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150조원 규모로 미국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폴크스바겐·BMW·제너럴모터스(GM)·벤츠·포르쉐·포드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