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뿔'난 LG화학, SK이노에 일일이 반박... "사익 추구해놓고 국익 언급 '어불성설'"
상태바
단단히 '뿔'난 LG화학, SK이노에 일일이 반박... "사익 추구해놓고 국익 언급 '어불성설'"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9.03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화학, 지난달 30일 이어 나흘 만에 SK이노에 대한 입장문 내놔
지난 4월 SK이노를 '영업비밀 침해'로 미국서 제소한 이유 상세히 설명
특히, SK이노가 '사익 추구'를 위해 LG화학 기술 활용해놓고 
'국익 훼손' 등을 언급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
마지막엔 SK이노보다 구체적으로 '최고경영자 간 대화 가능성' 언급

LG화학이 "그간 경쟁사의 당사 비방 및 여론 호도 행위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다시 한번 정확한 설명과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재차 입장문을 냈다.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이 '이차전지 사업 특허 침해' 건으로 LG화학과 LG전자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입장문을 낸 지 나흘 만이다. 

LG화학은 3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에 대한 LG화학 입장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LG화학은 경쟁사가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고 소송에만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리길 촉구한다"며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일일히 반박했다. 

국내 두 배터리업체 간의 '특허 침해' 공방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번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LG전자를 미국서 제소했다. [자료 연합뉴스]
LG화학이 나흘 만에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전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자료 연합뉴스]

◆ "SK이노,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채용절차 통해 당사 정보를 이차전지 개발 수주에 활용" 

LG화학은 가장 먼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을 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 이유를 다시 한 번 설명했다.

LG화학은 "경쟁사는 경력직 공개채용 방식을 이용했으나, 실질적으로 헤드헌터와 전직자들을 통해 특정 분야의 인원을 타겟팅한 뒤, 입사지원을 적극 권유했다"며 "지원 서류에 시기별 프로젝트 내용 및 동료 전원의 실명을 기술토록 했다"고 밝혔다.

또, "면접에서는 해당 분야 전문 인력 다수를 면접관으로 참석시켜 지원자가 습득한 당사의 기술 및 노하우를 SK이노베이션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질문했다"며 "지원자들은 당사의 선행기술, 핵심 공정기술 등을 지원 서류에 상세히 기재했을 뿐 아니라, 수백여 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도 열람, 다운로드, 프린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이런 행위들이 SK이노베이션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채용절차"에 의해 이뤄졌다고 지적했고, ITC에 제소한 이유로는 "증거 은폐가 어렵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사진 LG화학]
LG화학 신학철 대표. LG화학은 처음으로 '최고경영진 간의 대화'를 꺼냈다. [사진 LG화학]

◆ "SK이노, 당사 핵심기술을 '사익 추구' 위해 활용해놓고 '국익' 언급하는 건 '어불성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 LG화학이 제소했다고 밝힌 뒤로 LG화학을 비판하는 주요 근거로 삼은 '국익 훼손' '기술 유출 우려' 등에 대해서도, LG화학은 "근거 없는 주장으 계속하고 있다"며 "국제 사법기관의 신뢰성과 LG화학의 의도를 고의적으로 폄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LG화학은 소송 제기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 핵심기술 수출도 승인 받은 상태다. 

또, LG화학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명백히 LG화학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는 당사 비방 및 여론호도 등 '적반하장'격 행위들을 통해 소송의 본질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그간 경쟁사는 선도업체인 당사의 기술과 영업비밀을 활용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여왔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이차전지 사업 투자 배경엔 LG화학에서 넘어온 직원들에게서 얻은 이차전지 핵심기술이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폭스바겐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화학은 "경쟁사가 이런 부당 행위를 저지른 것은 사익 추구를 위한 목적임이 명백함에도, 당사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제기한 정당한 소송을 '국익 훼손'이라 비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LG화학은 "만약 경쟁사가 그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한 부당 행위에 대해 '국익 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악용해 장기적으로 영업비밀 유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가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부당하게 활용해놓고, 이를 지적하자 '국익을 위해 싸우지 말자'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 주장대로라면, 언제든 다른 국가의 이차전치 업체들이 '자국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우리 업체들의 기술을 부당하게 활용한다면 어떤 문제제기도 할 수 없다고 비판한 셈이다. 

지난 5월말 열린 SK이노베이션 2019 기자간담회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그린밸런스 독한 혁신'을 통한 경제적가치+사회적가치 창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 탈출구 없이 치닫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배터리 기술 침해 갈등을 풀기 위해 양사 대표들이 나설지 주목된다. [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 단 한 번도 직접적인 대화 요청 해온 바 없어"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이차전지 사업 특허 침해 건으로 미국서 제소하겠다고 밝힌 뒤, 첨예하게 부딪힌 지점인 'SK이노베이션은 공공연하게 대화 제의 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LG화학은 "당사에 단 한 번도 직접적인 대화 요청을 해온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경쟁사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당사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함께 '특허소송을 통해 LG 배터리 사업 지장 불가피' 등의 엄포성 발언까지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의 소송제기가 근거 없음을 밝히는 걸 넘어,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적극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LG화학]

◆ "사과·재발 방지 약속과 손해배상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대화에 응할 것... 대화 주체는 양사 최고경영진"

한편, LG화학은 입장문 마지막에 해결의 실마리를 밝혔다.  

LG화학은 "마지막으로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면서 "그리고 대화의 주체는 소송 당사자인 양사 최고경영진이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의 입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LG화학이 사실상 신학철 대표와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의 대화 자리를 제안한 셈이다. 

3일 오전 11시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