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기업들, 인터넷전문은행에 차가운 시선..."괜히 손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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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기업들, 인터넷전문은행에 차가운 시선..."괜히 손댔다가"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1.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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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인터넷 은행법' 등 주요 법안이 통과됐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 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등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서 넘어야 장벽은 여전히  많다. <사진=방송화면>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명회에 정작 ICT기업들은 불참과 눈치보기로 일관했다.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개최했고, 이날 설명회에는 핀테크 기업(13개)과 금융회사(21개), 일반기업(7개), 법무법인(3개), 시민단체(3개) 등 55개 기업 및 단체가 참석했다.

그런데, 이날 핀테크기업을 비롯해 금융회사,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참석했으나 2015년 1차 인가 당시보다는 열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15년 7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 인가심사를 위한 설명회 당시보다는 참가인원 규모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대어급 ICT기업이 불참하고, 실제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관계자 가운데 상당수는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조합 등의 형태다.

당국은 제3 인터넷은행으로 당초 최대 2곳을 선정키로 했지만 네이버가 불참 의사를 밝혀 흥행 기대감이 낮아졌다. 또 ICT 기업 중 후보군이던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도 은산분리 완화 수혜 대상이지만 이번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위메프는 후보군에 오르지 않던 곳으로 깜짝 참석해 눈길을 끌었지만, 인터넷은행은 스터디하는 여러 신사업 분야 중 하나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엇다.

신규 인가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적극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사실상 키움증권 한 군데 뿐이다. 시중은행과 BC카드 등 금융권에서도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단순 관심일 뿐 심사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앞서 거론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뿐 아니라 컨소시엄 구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분 구성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는 단계일 뿐 아직 최종 결론을 낸 바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맥빠진 설명회가 된 배경에는 금융산업에 규제가 많은 데다 기존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에 아직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가계부채 확대를 경계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은 시중은행 조차도 쉽게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터넷은행 수익성에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에 중금리 대출 등 서민금융 지원을 심사 기준으로 내세우니, 수익성에 의구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 흥행 여부에 대해서 “흥행은 신경 안쓴다”면서 “똑똑한 기업 2곳만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는 최종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열리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내 은행들의 인터넷 뱅킹 환경이 너무 잘 형성돼 있고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국내에서 인터넷은행을 포기한 배경에는 정권마다 규제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등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카카오, KT 등 산업자본이 참여한 1기 인터넷은행들은 여당의 맹공격을 받았는데 집권 여당은 박근혜 정부 때 산업자본의 은행업 참여를 제한하는 은행법을 무시하면서 인터넷 은행 인가를 내줬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와 KT 입장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밀어줘서 시작한 인터넷은행업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운 오리새끼가 된것이다.

유력 주자로 꼽히던 네이버 뿐 아니라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였던 인터파크도 설명회는 참석했지만 불참 의사는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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