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갑질' 조양호 회장 '경영권 위기'···행동주의펀드 KCGI, 지주회사 한진칼 '경영 참여' 주총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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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갑질' 조양호 회장 '경영권 위기'···행동주의펀드 KCGI, 지주회사 한진칼 '경영 참여' 주총 위협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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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CGI 한진칼 지분 9% 보유 공시 '경영 참여 목적 밝혀'...국민연금 등 대주주 변수

오너 갑질 사태로 촉발된 리스크가 한진칼이 최대주주 지분에 도전을 받게 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위기에 몰렸다. 

행동주의 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에 맞서 경영권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목적 유한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했다고 전날 저녁 공시했다.

이에 따라 그레이스홀딩스의 대주주인 KCGI는 조양호 회장(17.84%)에 이어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KCGI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로 평가받는 강성부 대표가 올해 7월 설립했다.

KCGI는 지배구조때문에 저평가된 기업을 골라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올려 수익을 내는 걸 목표료 한다. 

KCGI는 전날 공시를 통해 "장래에 회사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와 방법에 따라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진칼의 이사회 구성원 교체를 통한 경영권 참여해 주요주주나 소액주주와 손잡고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로 해석된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대한항공이나 진에어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 참여를 요구할 수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KCGI가 한진칼의 경영권 장악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고,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KCGI가 조 회장 일가와 한진칼 의결권 50% 확보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시장법상 경영 참여 범위는 ▶임원의 선임ㆍ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배당의 결정 ▶회사의 합병ㆍ분할 등을 포괄한다.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등을 자회사로 두고있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다.

현재 조양호 회장이 한진칼의 17.84%를 비롯해 조원태 사장 등 오너 일가가 28.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 비교하면 KCGI의 지분 9%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28.95%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하지만 주요 주주들을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조양호 회장과 KCGI를 제외한 주요 대주주는 국민연금(8.35%)·한국투자신탁운용(3.81%)·크레디트스위스(5.03%)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중 크레디트스위스는 9월 지분 신고 공시 당시 경영참가 목적이 없음을 확인서로 첨부한 바 있어 경영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조양호 회장 경영체제에 불만이 많다. 국민연금은 '땅콩회항'이나 '갑질폭행' 등 한진그룹 일가의 일탈 행위가 이어지자 주주권을 내세워 대한항공을 압박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갑질폭행,세금포탈 등에 관해)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라"는 공개서한을 대한항공측에 보내기도 했다. 

KCGI가 주주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주요 주주들을 설득할 개연성이 크다. 가령 KCGI가 경영권 참여를 통해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나 호텔·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주주 이익을 증진시키겠다는 카드를 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주가 상승, 배당 수익 등을 기대하는 주요 주주들이 KCGI측에 적극 가담할 수 있다.

또한 가장 큰 변수는 44% 가량의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다. 소액주주들이 조양호 회장 등 한진 일가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는 조영호 회장 일가는 '오너 갑질' 등 각종 일탈 행위로 인해 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경영권 변화의 편에 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만약 KCGI와 조양호 회장 일가 측이 '의결권 50% 확보'를 통한 경영권 경쟁을 벌이면 소액주주 대다수는 조 회장 일가에 등을 돌릴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한진칼은 내년 3월 17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3명의 임기가 만료돼 새로운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KCGI가 이 때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와 함께 이사진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조양호 회장측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강력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양호 회장은 프랑스 출장중에 사모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대해 보고를 받은 후 선제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배임·횡령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의 주주총회 등을 감안하면 보다 신속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KCGI가 한진칼을 최대한 압박해 투자수익을 얻고 중도에 빠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KCGI의 강성부 대표는 이미 2015년 요진건설에서 최대주주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2배 이상의 수익을 낸 바 있다. 당시 강성부 대표의 LK파트너스는 5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요진건설 지분 45%를 인수해 2대 주주 자리에 오른 후 2년여 만에 지분을 1대 주주에게 되팔아 수익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칼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사회 참여, 감사선임, 배당확대, 자산재평가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큰 그림에서 주주가치를 높이는 대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너 리스크'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게 된 한진그룹이 급기야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위기를 몰리면서 향후 KCGI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과연 어떤 결과를 맺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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