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부진 현실화…2분기 돌파구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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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부진 현실화…2분기 돌파구 찾을 수 있을까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5.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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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이어 롯데케미칼, 금호석화까지 1분기 실적 부진
공급 과잉, 중국 경기 부진, 고유가 부담 등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지목
친환경·첨단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강화 요구돼

최근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대외 여건으로만 파악되던 석유화학 부문의 불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향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화학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264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7.1%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줄어든 11조6094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매출 4조4552억원과 영업손실 31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저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1분기 13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기초화학 분야의 영업손실 규모가 1304억원으로 컸다는 점이다. 이 역시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줄어들었고 롯데케미칼은 향후 계절적 성수기 도래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기업들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매출 2조3929억원,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매출은 22.8% 감소한 수준이다. 태양광 모듈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부진이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도 1분기 약 7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4% 감소한 수준에 머물렀다.

[LG화학 여수 CNT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여수 CNT공장 전경 [사진=LG화학]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 모두 1분기 부진한 실적에 머무르면서 그동안 점쳐지던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그동안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 과잉,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 고유가에 따른 원가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가, 온실가스 및 플라스틱 규제 움직임에 따라 친환경 전환도 요구받고 있어 ‘위기’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범용 제품을 넘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범용 제품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라예프 그룹과 RO멤브레인(역삼투압) 제조시설 현지화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첨단소재 사업을 확장했다. RO멤브레인은 해수를 담수화하거나 공업용수를 정화하는 데 쓰이는 필터의 한 종류다. LG화학은 RO멤브레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난해 청주공장에 12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 연 매출 2000억원 정도의 RO멤브레인 사업을 5년 내 2배 이상 규모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도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훈기 총괄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의 포트폴리오를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5개 사업으로 재편해 운영하고자 하며, 각각의 포트폴리오 별로 전략방향을 재정립하고 거버넌스를 최적화했다”고 말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실질적인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삼박LFT가 전남 율촌 산업단지 내에 신규 컴파운딩(혼합) 공장을 착공했는데, 해당 시설이 완공될 경우 롯데케미칼은 약 50만톤 규모의 국내 최대 컴파운딩 소재 생산 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중국의 자급화와 경기 부진이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상대로 수익을 내왔던 그동안의 공식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며 “첨단소재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친환경 등 미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CEO들은 석유화학 분야의 올해 업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향후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초 석유화학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범용 분야 무한 몸집 불리기로 인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업황이 회복된다는 과거의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요동치고 있다"며 "지난해 어려운 한 해를 보냈는데 올해도 여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도 "연내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처럼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소폭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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