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가격 줄다리기 하는 철강·조선업계, '철광석·외국산 후판' 가격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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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가격 줄다리기 하는 철강·조선업계, '철광석·외국산 후판' 가격에 눈길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4.1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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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와 조선업계,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진행 중
조선업계, 지난해 하반기 이어 가격 인하 기대
철강업계, 수익성 개선 위해 가격 인상 추진
철광석 가격 변동, 외국산 후판 저가공세 추이 따라 달라질 듯

상반기 후판 가격을 두고 협상 중인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어느 선에서 타협할 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철광석 가격과 외국산 후판의 저가공세가 협상의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과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데 쓰이는 후판의 가격 협상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이뤄진다. 통상 조선업계는 가격 인하,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을 목표로 한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성은 높아지고, 철강사들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팔아야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협상에서는 후판 가격을 소폭 인하하는 방안에 양측이 합의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톤당 90만원 후반대에서 100만원 수준이었던 가격을 지난해 하반기에 톤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상반기 협상에서도 역시 조선업계는 가격 인하를,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후판의 원재료가 되는 철광석의 가격 인하를 근거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
조선용 후판

후판을 만드는 데 드는 원재료 값이 떨어졌으니 후판 가격도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선업계는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후판도 협상 카드 중 하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조선업계의 가격 인하 주장에 힘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개선에 나선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후판 가격 인하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철강사들 주장에 힘이 실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조선사들보다 사정이 급하다.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조선업계에 비해 철강업계는 여전히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외국산 철강 제품의 저가공세가 지목된다. 최근 일본산 및 중국산 철강 제품이 저렴한 가격을 등에 업고 수입돼 국내 철강사들을 위협하고 있어 이를 외국 철강사들의 '저가공세'라고 표현한다. 철강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저렴한 외국산 후판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후판 가격 인상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다양해서 양측이 어느 선에서 타협하게 될 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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