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연대기_과거] ‘로켓배송’·‘쿠팡맨’·‘30조 매출’...소셜커머스 쿠팡이 써 내린 물류 新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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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연대기_과거] ‘로켓배송’·‘쿠팡맨’·‘30조 매출’...소셜커머스 쿠팡이 써 내린 물류 新세계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4.04.15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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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의 등장과 '진흙탕' 싸움...그리고 쇠퇴
“소셜커머스에서 이커머스로”...대대적인 전환기에 쿠팡이 선택한 ‘다른 길’
김범석의 패인 포인트(Pain Point) 전략...고객의 ‘불편’ 깨우쳐 시작된 물류 新세계

1위에겐 늘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꾸라지가 용됐다는 이야기는 누구라도 주목할 만한 소식이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기존 유통강자 이마트를 밀어내고, 지난해 무려 3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쿠팡은 국내 유통시장에서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편 관심의 대상은 때로 논란과 구설수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쿠팡도 유통강자로 우뚝 선 순간부터 쉽사리 ‘갑질’ 꼬리표를 떼기가 힘들어 보인다. 이어 최근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조여 오고 있다. 이 가운데 쿠팡이 제동 없는 독주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녹색경제신문>은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세기의 관심에 놓이게 된 ‘신흥 유통강자’ 쿠팡의 과거·현재·미래를 종합해 세번에 걸쳐 연재한다.

쿠팡의 대구 FC(물류센터) 외관 모습. [사진=쿠팡 뉴스룸]
쿠팡의 대구 FC(물류센터) 외관 모습. [사진=쿠팡 뉴스룸]

소셜커머스의 등장과 '진흙탕' 싸움...그리고 쇠퇴


소셜커머스가 국내에서 주목을 끌고, 부흥했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4년 전인 지난 2010년. 늦으면 파격적 세일가를 놓치는 그때 당시의 ‘온라인 공동구매’는 꽤 획기적이었다. 방송·언론 등에서 홍보를 하지 않고 절약한 비용으로 약 50~90% 가량 단가를 낮추는 것이 그 당시의 온라인 저가 마케팅이었다.

소셜커머스 초창기엔 수백개의 업체들이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세계 최초의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 설립 이후, 단 3년 만에 국내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전환됐다. 당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업체들 중 일부는 구매개수를 조작하거나, 타 업체를 비방하는 등 시장은 점차 과열됐고, 이 과정에서 결국 대부분의 업체들이 자취를 감췄다.

한편 소셜커머스 전성기에 시장을 주도했던 ‘삼국(쿠팡·티몬·위메프)’은 지금까지도 현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이들도 살아남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견뎌야 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2012년 티몬으로부터 ‘악성 애드웨어 프로그램’을 활용해 불법 마케팅을 했다는 의혹으로 형사고발을 당했다. 이어 위메프는 쿠팡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또한 현재는 한 지붕 식구인 티몬과 위메프도 지난 2013년엔 ‘사이버 명예훼손’ 여부를 두고 서로 치열하게 다퉜다.

이처럼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서로간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이후엔 카드사 및 세금 수수료 이슈 등 여러 논란이 발생했다. 특히 경쟁이 과열되자 추천인과 가입자 모두에게 적립금을 뿌리는 등 출혈 경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15년엔 위메프, 티몬 등은 부채가 자본을 넘어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빠졌다.


“소셜커머스에서 이커머스로”...대대적인 전환기에 쿠팡이 선택한 ‘다른 길’


소셜커머스는 혼란기를 거치면서 시간제한이 있는 '딜(deal)'이 줄어든 반면, 공산품 판매 비중은 늘어났다. 이 당시 옥션·G마켓·11번가 등 오픈마켓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셜커머스를 넘어 ‘이커머스’로 온라인 업체들이 통합되는 분위기였다.

한편 쿠팡이 티몬 및 위메프 등 다른 소셜커머스와 결을 달리한 것도 이때쯤이었다. 지난 2014년 쿠팡은 오전 12시 이전에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안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쿠팡에서 주문을 받으면,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소위 말하는 ‘쿠팡맨’이 배달을 해주는 ‘자체 배송 시스템’을 개시한 것이다.

그 당시 로켓배송은 기존의 배송서비스와 차원이 다른 신속한 배송으로 화제를 모았다. 쿠팡의 대대적인 ‘계획된 적자’ 기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쿠팡의 ‘적자’와 티몬·위메프의 ‘적자’의 차이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쿠팡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로켓배송’, ‘쿠팡맨’ 등의 용어가 등장하고, 그 이후 쿠팡은 오랜 기간에 걸쳐 물류와 배송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우게 된다.

지난 2010년 소셜커머스가 국내에 처음 도입됐을 때 시장 규모는 고작 약 500억원대였다. 지난 2012년 ‘부흥기’ 때에도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015년 물류 인프라 설립을 위해 내린 쿠팡의 ‘대규모 투자’ 결단은 결단코 당연하거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현재 위메프·티몬은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 머물고 있다. 반면 쿠팡은 지난해 홀로 3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금에서야 ‘계획된 적자’였다지만, 당시 쿠팡의 무모하기까지 했던 ‘과감한 선택’은 어디서 비롯됐는가?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 쿠팡 뉴스룸]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 쿠팡 뉴스룸]

김범석의 패인 포인트(Pain Point) 전략...고객의 ‘불편’ 깨우쳐 시작된 물류 新세계


지난 2015년 쿠팡은 전국 당일 배송을 목표로 2년 내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4만명을 채용하고 전국 물류센터를 기존 14곳에서 21곳으로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쿠팡의 ‘계획된 적자’ 계획에는 우려가 뒤따랐다. 앞서 한국통합물류협회는 현행법상 쿠팡이 불법 배송을 하고 있다며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난관에 봉착할 때 마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의 꿈은 꺾이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김 의장은 ‘패인 포인트(Pain Point)’를 늘 고수했다. 고객의 불편을 더는 것에 매진을 한 것이 쿠팡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2011년 24시간 소비자 센터 운영을 개시했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배송 혁신’임을 깨달았다.

로켓배송이 탄생한 배경에도 김 의장의 ‘패인 포인트’가 작용했다. 당시 얼토당토 않는 금액을 물류에만 투자한 것도 ‘패인 포인트’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현재 쿠팡이 기존 이마트를 제치고 유통업계 1위로 급부상 한 것은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 침투에 속도를 내면서 쿠팡의 속을 들쑤시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쿠팡은 물류 투자 계획에만 3조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그간 국내 물류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리면서, 쿠팡은 ‘물류 인프라’에 대한 강한 확신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 커머스가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쿠팡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달라는 소비자 요청에 중점을 두는 등 김범석 의장의 ‘패인 포인트’ 전략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쿠팡이 신흥 유통강자인만큼 PB(자체브랜드)전문 자회사인 CPLB와 관련한 각종 의혹과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특히 ‘납품가’ 이슈와 ‘시장 내 우위’를 둔 논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이후 추가로 쿠팡의 현황과 ‘3조원 규모 투자’와 관련한 쿠팡의 향후 미래에 대해 취재를 종합해나갈 방침이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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