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AI 도입 확대… 효과는 두고 봐야 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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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AI 도입 확대… 효과는 두고 봐야 할 문제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4.12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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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핵심 업무 AI 도입 본격화
AI 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 상품 추천
다만 비용 대비 효과 분명해야
우리은행, AI뱅커가 맞춤형 예적금 상품 판매한다
우리은행, AI뱅커가 맞춤형 예적금 상품 판매한다

시중은행이 비대면 거래 증가와 은행 디지털화에 발맞춰 빠르게 AI 도입에 힘쓰고 있다. 단순 상담 업무를 넘어 핵심 서비스에도 AI를 도입하는 상황이다.

은행권은 특히 고객 관리와 데이터 분석에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 5일 우리은행은 국내 최초 생성형 AI 기반 금융 상담을 제공하는 ‘AI 뱅커’ 서비스를 오픈했다. AI 뱅커는 대화형 서비스로 예∙적금 상품을 설명해 가입을 권유하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생성형 AI 활용을 계획했다. 이후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은행 창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대화와 금융 언어 등 금융 데이터를 AI 뱅커에게 가르쳤다. 해당 과정을 통해 AI 뱅커는 단순 상담뿐만 아니라 고객 맞춤 예∙적금 권유까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AI뱅커는 직원과 상담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초창기 AI 학습 모델의 한계를 개선해 오류를 줄였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최근 AI를 활용한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해외 송금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만약 송금이 지연되는 경우 지연 사유 안내 서비스도 받아볼 수도 있다.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는 AI를 통해 해외 송금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한다. 

신한은행은 고객 맞춤으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AI 플랫폼 ‘AI 스튜디오’를 영업점에 도입했다. 은행 직원들은 AI 스튜디오가 예측하고 분석한 고객 니즈를 활용해 맞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를 개설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 시세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 기준 AI가 예측 시세와 실거래가 오차율은 4%에서 5% 수준이다.

은행의 이러한 적극적인 AI 도입에는 비대면 거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자연스러워지면서 관련 AI 서비스 활용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상당하다. 스마트투데이가 집계한 시중은행 비대면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비대면 거래 비중은 각각 95.4%, 79.5%에 달한다. 두 은행은 다른 주요 시중은행에 비해 점포 수가 적어 특히 비대면 거래의 비중이 높다. 

다만 이러한 은행의 AI 서비스가 가져올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분석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주요 시중 은행장들이 모여 진행한 은행권 ‘변화와 혁신’ 간담회에서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업 환경에 있어 AI를 도입하려 해도 비용이 막대하다”며 “AI 도입에 대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생성형 AI는 개발뿐만 아니라 활용을 위한 사내 교육의 비용도 상당해 신중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Emerging Tech & Biz’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적 성과를 얻는 기업은 극소수였다. 2020년 기준으로 이미 3000여 개 글로벌 기업의 59%가 AI 전략을 시행 중이었으나 AI 기술을 통해 재무 성과를 얻은 기업은 11%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정책연구소에서 지난해 국내 982개 기업을 대상으로 AI 기술 활용을 위해 투입한 자원 대비 성과를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 중 44.7%의 기업에서만 성과가 증가했고 7.5%의 기업에서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시중은행도 AI 도입으로 인한 비용과 효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AI 활용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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