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70만원 AI로봇청소기, 쇼핑 생방송중 쏟아진 콜라 못 알아챈 ‘해프닝'..."1센티도 감지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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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70만원 AI로봇청소기, 쇼핑 생방송중 쏟아진 콜라 못 알아챈 ‘해프닝'..."1센티도 감지한다더니"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4.1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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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브러쉬, 건조한 쓰레기만 쓸어야
카메라 센서, 콜라와 흙 구분 못했을 것
데이터와 학습 필요...개보법도 장애물
[사진=비스포크 AI 스팀 라이브 방송 화면 캡쳐]
[사진=비스포크 AI 스팀 라이브 방송 화면 캡쳐]

삼성전자의 170만원을 넘는 초고가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이하 AI 스팀)'이 쏟긴 콜라를 치고 지나가는 장면이 생방송됐다. 

해당 장면은 지난 3일 한 오픈마켓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송출됐다. 근처에 콜라를 쏟아두고, AI 스팀의 청소 능력을 보려는 시도였다.

AI 스팀은 쏟긴 콜라를 사이드브러쉬로 쓸었고, 잠시 후 돌아와 물걸레로 닦았다.

사이드브러쉬는 건조한 쓰레기를 먼지통으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먼지통은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에 소비자들도 댓글로 "사이드브러쉬가 콜라를 치고 갔다"며 황당해 했다.

로봇 및 AI 전문가 A씨는 "건조함을 유지해야 할 먼지통에 습기가 들어가면 박테리아 번식의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오류의 원인은 '알고리즘'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쏟긴 콜라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알고리즘에 관한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며 "센서 자체의 성능이나 센서의 조합 방식도 중요하지만 이 센서들을 관리하는 시스템 설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스팀에는 초음파 센서, 라이다 센서, RGB 카메라 센서 등이 장착돼 있다.

즉, 이러한 센서를 이용해 이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아차렸지만, 이물질의 정체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감지(detection)은 되지만 분별(classification)이 안 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RGB 카메라의 눈에는 쏟긴 콜라가 콜라인지, 흙인지 판단이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 색상이 비슷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라이브영상에서 AI 스팀은 사이드브러쉬로 콜라를 건드린 뒤 잠시 후 다시 돌아와 물걸레 청소를 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콜라가 액체라고 판단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라며 "RGB 카메라만으로는 물체의 물성을 구분하기는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1cm까지 감지하는 기술이 있다고 한 것에 대해 A씨는 "마찬가지다. 감지는 되지만, 분별을 못 하는 거다"고 설명했다.

개선의 여지는 있다.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모아 기계에게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A씨는 "사전에 학습을 미리 시킬 수도 있고, 가정에서 동작하면서 계속 학습하게 할 수도 있다. 어느 방식을 택할지는 기업의 선택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학습 방식과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삼성전자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중국 기업이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비교해보라"며 "삼성이 10년동안 데이터를 모은다 쳐도 중국은 2~3년이면 따라잡을 수 있다. 시장의 사이즈가 다르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로봇청소기가 가동하면서 서버에 데이터를 보내는 방식도 쉽지만은 않다.

A씨는 "로봇청소기가 서버와 연동하지 않고 자체 학습할 수 있을 만한 성능의 CPU나 GPU를 갖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추론만 가능한 정도일 것"이라며 "서버와 연동해 실제 사용 중인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물인식은 학습을 통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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