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6000돌파하자 안도하는 은행권...이미 홍콩 ELS 2조원 손실 본 투자자들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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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6000돌파하자 안도하는 은행권...이미 홍콩 ELS 2조원 손실 본 투자자들은 어쩌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4.1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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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5개월 만에 6000돌파
6000 유지한다면 1000억원 손실 줄어들 듯
홍콩H지수 추가 상승 여력 남아있어
이미 손실 본 투자자들은 전액 배상 요구
[사진=인민은행]
[사진=인민은행]

 

고점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던 홍콩H지수가 최근들어 6000선을 돌파하며 회복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은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홍콩 ELS 상품에서 2조원이 넘는 손실이 확정된 만큼, 은행권을 향한 투자자들의 원성은 여전히 자자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나스닥과 일본 닛케이가 연일 고점을 달리고 있음에도 홍콩H지수는 그간 지지부진했다"며 "이제서야 뒤늦게 오르는 모양새이고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지난 10일 5개월 만에 6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1월 22일 장중 4943.24를 기록한 이래 20%가까이 오른 것이다. 

최근 홍콩H지수가 상승한 이유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 고시를 통해 주가 부양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경기지표 또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상승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홍콩H지수가 반등함에 따라 이를 추종하는 홍콩 ELS 손실도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지수가 10000~12000선에서 머물던 2021년 초에 상품을 가입했기 때문이다. 

홍콩 ELS를 판매한 주요 은행들의 2분기 만기 도래액은 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 만약에 홍콩H지수가 5700에 머물면 예상 손실액은 2조4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금과 같이 6000선을 유지할 경우 2조3400억원으로 손실이 줄어들게 된다.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져 지수가 6500에 도달할 경우 예상 손실액은 2조1000억원까지 감소할 예정이다. 7월 이후 6500을 유지하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대규모 홍콩 ELS 손실로 홍역을 앓는 상황에서 홍콩H지수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은 지수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쉬안창넝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 3월 21일 "올해 초부터 인민은행은 경제 회복을 위해 적절한 금융 환경을 조성해왔다'며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공공 부채 문제가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지수가 추가 상승하는 데 있어서 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0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으로 낮췄다. 국가 차원의 재정 지출과 유동성 공급이 부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은행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미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은 지수가 올라봤자 소용없다며 전액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 ELS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본 A씨는 "은행이 불완전판매로 부당이득을 챙겼는데도 지수가 올라서 안도하는 게 우스꽝스럽다"며 "배상을 줄일 궁리를 하는 게 아니라 전액 배상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은행권 홍콩 ELS 누적 손실은 2조원에 육박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의 원금 손실액은 1조9571억원에 달한다. 평균 손실률은 평균 50.4%로 집계됐다. 

은행들을 향한 원망은 불어난 민원 건수 통계에서도 증명된다. 작년 4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총 340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228건 대비 49%(112건) 증가했다. 국민은행이 9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75건), 신한은행(59건), 농협은행(58건), 하나은행(56건) 순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민원이 ELS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은행권이 서둘러 배상작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홍콩H지수 흐름과 상관없이 고객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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