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에 떡하니 보이는 발전소등 국가 핵심 보안 시설들...정부 부처 모두 "우리 소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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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에 떡하니 보이는 발전소등 국가 핵심 보안 시설들...정부 부처 모두 "우리 소관 아니다"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3.19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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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등 적에게 노출되면 보안 위협
보안시설, 네이버·카카오는 블러 처리
구글 지도, 스트리트 뷰·항공사진 선명
'신고처리' 눌러 간단히 해결 후기도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사진=Unsplash]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사진=Unsplash]

구글 지도에 우리나라 국가보안시설이 떡하니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블러 처리(흐리게 하기)'가 제대로 안 된 이유는 담당 기관의 무관심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 지도는 네이버·카카오 지도와 달리 대형 열병합발전소·원자력발전소의 '스트리트 뷰(현장 사진)'을 또렷이 볼 수 있다. 항공뷰도 선명하다. 발전소는 적에 의해 점령 또는 파괴된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가보안시설로 보고 인터넷 지도에서는 블러 처리를 하도록 해 왔다.

그동안 구글에 우리나라 주요 시설의 사진이 블러 처리되지 않는 것에 대해 정부는 구글의 비협조를 탓해왔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관계자는 "구글에 보안 처리를 해달라고 요청도 했고, 국토지리정보원(이하 지리원)이 영문지도를 만들어주면서까지 이야기했는데도 구글이 응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지리원 관계자도 "10여년 전에 구글의 공간정보 국외 반출과 관련해 우리나라 정부와 협상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 지도에 블러 처리를 요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스트리트 뷰에서 점 세개로 이루어진 버튼을 누르고 '신고하기' 페이지에서 블러 처리를 원하는 부분을 선택하면 된다. 온라인 상에서는 다수의 누리꾼이 블러 처리한 후기를 공유할 정도로 활성화 된 방법이다. 한 유튜버는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사진을 블러처리할 수 있다"고 간편함을 강조했다..

국가보안시설의 관리 주체가 몇 번의 클릭 시도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에서 국가보안시설을 지정하는 거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지만, 국정원도 지리원도 해외 플랫폼의 보안까지 맡을 책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원 관계자는 "국가공간정보보안을 담당하는 기관이 국정원에 따로 있다"며 "지리원은 그런 기관으로부터 이러이러한 시설에 대해 보안 처리를 해달라고 요청을 받으면 그 요청을 수행할 뿐이다"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도 "국정원은 국가보안시설을 지정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각 시설 관리 담당자가 관리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시설 담당자들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5개의 발전소 관계자 모두 "구글 지도에 수정 요청을 하라는 지시는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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