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美 우버, 빨리 오고 편한데...‘국내 도입되면 택시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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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美 우버, 빨리 오고 편한데...‘국내 도입되면 택시는 어쩌나?’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4.01.18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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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미국에서 활발하게 이용돼
-호출 및 결제 편하고 만족도 높아
-국내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운영 불가
카 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차[사진=녹색경제신문]
카 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차[사진=녹색경제신문]

“차 한 대로 움직이게 게티 센터까지 우버 타고 와”

지인에 중간에서 만나자는 말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혼자서 우버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국내에서 사용하던 ‘우티(UT) 앱’을 사용할 수 있었고, 한글로도 검색할 수 있었다. 현재 위치를 설정한 후 목적지를 입력하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떴다.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우버[편집=녹색경제신문]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우버[편집=녹색경제신문]

가장 저렴한 ‘우버 X’, 넓은 공간을 갖춘 최신 차량이 제공되는 ‘우버 컴포트’, 6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우버 XL’, 반려동물과 탑승할 수 있는 ‘우버 PET’, 스페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우버 Espanol’, 교통 약자를 지원하는 ‘어시스트’, 그리고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WAV’ 등을 포함해 블랙 서비스 등이 있었다.

가장 저렴한 요금은 우버 X, 가장 비싼 요금은 블랙 SUV 시간제로 약 4배 가량 차이가 났다. 우버 컴포트를 선택하자 기사 이름, 사진, 차종, 차번호 등의 정보가 제공됐고, 3분도 안된 시점에 BMW 5 차량이 도착했다.

“외국인 여자 혼자 타는거고, 미국은 총기도 합법화된 나란데 안전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지인은 우버 이용 중 범죄 피해가 발생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도 일어났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 우버를 이용하다가 피해를 입은 승객들이 우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택시나 우버같은 카 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프트(Lyft) 이용 중에도 범죄는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추가적인 기능을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우버를 호출하기 전 ‘요청 차량 확인’, ‘안심 연락처’, ‘운행 상황 확인’ 기능을 활성화했다.

먼저, ‘요청 차량 확인’ 기능은 승객에게 PIN 번호를 부여해 요청한 차량 서비스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탑승 후 해당 PIN 번호를 기사에게 알려준 후 기사가 입력해야 운행이 시작된다. 또, ‘안심 연락처’ 기능은 우버 운행 중 한 명 이상의 지인과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응급 상황에 우버가 승객과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해당 번호로 연락이 갈 수 있다.

아울러 ‘운행 상황 확인’ 기능은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시 운행 상황 확인을 통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안전 도구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한다. 이 기능을 켜면 여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RideCheck 알림을 보내준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상의 길이 아닌 곳으로 5분 이상 주행해도 기사나 승객 누구에게도 별도의 알림은 오지 않았다.

“여행 중이신가요? 휴대폰 충전이 필요하신가요? 근처 식당을 소개해드릴까요?”

우려했던 것과 달리 우버 기사는 친절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레그룸은 공간은 괜찮은지 등에 대해 물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대화를 이어갔다. 기사는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만큼 일을 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UCLA나 LA다운타운 등 일부 막히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어 일의 난이도도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탑승 전에 고지한 만큼의 비용이 자동으로 결제됐다. 팁은 지불하지 않거나 원하는 만큼 추가로 지불할 수 있었고, 기사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었다. 예상시간보다 2분정도 빨리 도착했고, 탑승중 불편한 점도 전혀 없었다.

“미국은 대부분 자차를 이용한다고 하던데 우버를 왜 이용하시나요?”

목적지에 내렸을 때 우버를 기다리는 한 미국인을 만났다. 취재 중임을 밝히고, 주변에 사는지와 자차 소유 여부를 물었다. 자신을 Justice라고 소개한 남성은 게티 센터의 경우 주차비가 20달러로 비싸고, 거주지에서 이곳까지 오기 위해서는 버스를 2번 이상 갈아타야 하는데다가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우버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는 자차를 이용하지만, 이동 중 업무를 해야할 때나 공항 등으로 이동할 때는 종종 우버를 이용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기대 이상으로 편하고 합리적이다”

우버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점은 승하차가 편하고 안전하다는 것이다. 주요 관광지, 호텔, 쇼핑몰 등에는 우버를 타고 내릴 수 있는 별도의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호출하면 예상시간보다 빨리 도착했고, 운행시 대화의 정도 등 원하는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다.

우버를 이용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가 알게된 사실 중 하나는, 승객을 내려주기 위해 진입하고 있는 우버를 잡으면 요금이 절반 가량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해당 승객은 원래는 34달러 가량을 지불하는 거리지만, 자신의 출발지에서 승객을 내려주는 우버가 있어서 18달러만 지불했다고 밝혔다.

우버 기사의 승객 평가제도[편집=녹색경제신문]
우버 기사의 승객 평가제도[편집=녹색경제신문]

아울러 기사가 승객을 평가하는 방식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는 승객이 기사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기사에게 불이익이 가기도 한다. 우버의 경우 기사가 승객을 평가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으나, 일단 기사도 승객을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참고로 기자는 별점 5.0점을 받았다.

‘미국의 우버 서비스가 국내에서 활성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미국의 우버와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될 가능성은 없다. 플랫폼 기반의 운송 서비스를 타입1 ‘플랫폼 운송사업’, 타입2 ‘플랫폼 가맹사업’, 타입3 ‘플랫폼 중개사업’으로 세분화했지만, 개인이 자차를 이용해 승객을 태우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버를 국내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버 도입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종합해보면 전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만 규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공항에 내렸을 때 우버앱을 켜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공항에 내려서 우버앱을 켰을 때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수가 적다는 것이다.

반면, 우버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는 거리에서 운행 중인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고, 대중교통도 발달했기 때문에 굳이 우버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해외에서는 택시비가 비싸서 우버나 리프트가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택시비가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택시업계에서는 우버 도입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우티 플랫폼을 통해 고급 택시 서비스가 확대 제공된다고 알려지면서,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10년 이상 개인택시를 운행해 온 A씨는 “지금 현재 택시가 없어서 승객이 못 타는게 아니라, 승객이 없어서 택시가 못 태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인택시는 차량 구입, 면허 취득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먹고 살기 위해 마련한 건데,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개인택시 기사들”이라고 불만의 나타냈다.

이어 “우버같은 서비스가 확대되면 개인택시 면허값은 똥값이 될 것”이라며, “지금도 플랫폼 택시의 독점과 갑질이 문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우버같은 서비스를 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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