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역대급 실적에도 희망퇴직금 최소 4~5개월 축소...성과급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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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역대급 실적에도 희망퇴직금 최소 4~5개월 축소...성과급은 '반토막'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4.01.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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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향한 '이자장사' 비판 거세...상생 압박에도 가중
올해 은행권 희망퇴직금 요건, 작년 대비 최소 4~5개월치 줄어
성과급도 하향 조정...NH농협銀, 400%에서 200%로 축소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주요 은행들이 희망퇴직금에 이어 성과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번 은행권 희망퇴직 요건이 최소 4~5개월 치가 줄어든 데다가 지난해 월급의 400%까지 지급했던 성과급은 200%대로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희망퇴직금과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지만,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건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특별퇴직금 요건은 작년에 비해 최소 4~5개월치 정도 줄었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난해 출생년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9~36개월분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월 평균 임금의 7~31개월분을 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희망퇴직자에게 월 평균 임금의 23~35개월 치를 줬는데, 올해는 18~31개월 치를 지급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희망퇴직자 출생년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24~31개월분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두 은행은 지난해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36개월 치 월 급여가 제공했다.

특별퇴직금 요건이 반토막난 곳도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10년 이상 근속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에게 최대 20~39개월 치의 특별퇴직금을 제공했는데, 올해는 모두 동일하게 20개월 치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측은 "올해 희망퇴직 요건이 지난해 대비로는 크게 줄었지만, 2021년과는 동일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중 만 40세 이상 직원에게 ▲2020년 월 평균임금의 20~39개월 치 ▲2021년 월 평균임금의 20개월 치 2022년 월 평균임금의 20~39개월 치를 지급했다. 

한편 NH농협은행은 만 56세 직원에게 작년과 동일하게 월 평균임금의 28개월 치를 지급한다.

희망퇴직금 뿐만 아니라 성과급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성과급을 지난해 400%에 200만원에서 올해 200%에 300만원으로 조정했다. 

신한은행도 성과급을 지난해 300%에 우리사주 61%에서 올해 230%에 우리사주 51%로 낮췄다.

지난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의 위상을 다진 KB국민은행 역시 성과급 규모를 축소했다. KB국민은행은 성과급 규모를 통상임금의 230%로 결정했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280%에 현금 340만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축소한 것이다. 

임단협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해보다 성과급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업계 안팎에서는 은행이 여론과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 요구되는 '상생금융'이 높아지고 '이자장사'에 대출 담합', '불완전판매' 등 의혹까지 가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퇴직금·성과급 규모를 늘리게 되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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