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빅3' CEO 현황] 수장 교체한 삼성생명...교보·한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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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빅3' CEO 현황] 수장 교체한 삼성생명...교보·한화는?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12.08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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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수장 교체...삼성화재 CEO가 생명 대표로
갑진년에도 한화생명은 여승주 호...9월 부회장 승진
교보생명, 편정범 대표 연임에 주목...3월 임기 만료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제공=각 사]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제공=각 사]

여러 보험사가 2024년을 대비한 정기 인사를 속속히 발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의 수장이 교체됐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 삼성생명을 맡게 된다. 이에 삼성생명과 함께 대형 생명보험사 ‘빅3’로 통하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CEO(최고경영자) 자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채우지 못한 채 대표 교체한 삼성생명..2024년 홍원학 호 닻 올려

지난 1일 삼성생명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삼성화재 홍원학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홍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발탁된 배경에는 보험업무 전반을 경험하고, 삼성화재의 실적을 이끈 영향이 크다.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인사팀장 부사장, 특화영업본부장 부사장,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전속 설계사)영업1본부장 부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2020년 삼성화재로 넘어가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을 맡았으며 2021년 12월 삼성화재 CEO 자리에 올라섰다.

CEO 부임 후 안정적인 사업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한 점을 크게 평가받았다. 3분기 삼성화재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2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익 역시 1조6460억원으로 ‘2조 클럽’ 달성이 조만간이다.

2020년부터 삼성생명을 이끌던 전영묵 사장은 이번 인사로 연임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대표이사 자리에 물러난다. 영업과 실적이 기대에 못 마치는 성과를 냈다는 내부 평가가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삼성생명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은 1조5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2% 증가한 수치지만, 동생인 삼성화재에 뒤처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홍원학 사장이 생·손보에 걸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채널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견인할 것”이라며 “고객 신뢰 구축과 사회와의 상생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화·교보 CEO는 누구?...막대한 영업 조직 꾸린 여승주, 임기 앞둔 편정범 거취 주목

삼성생명의 이 같은 결정에 생보사 ‘3강 구도’에 올라 서 있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수장 자리가 교체될지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한화생명의 수장은 여승주 대표다. 2019년부터 대표 자리를 수행한 그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번 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여승주 대표는 2024년에도 한화생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임의 가장 큰 공은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 대리점)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성장으로 꼽힌다. 여 대표가 공들인 판매 채널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4월 출범했다.

올해 1월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상반기 설계사 2만6000명을 보유한 막대한 영업 조직으로 대리점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강력한 영업력을 기둥 삼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6월말 당기순익은 379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다. 매출액은 6957억원으로 6개월 만에 지난해 매출 77.2%에 달했다.

신계약 추이도 긍정적이다. 6월말까지 체결한 신계약(생보·손보)은 43만389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계약의 55%다. 이는 모회사인 한화생명 실적도 이끌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판매한 한화생명의 상품은 26만5712건으로 전체 생명보험 신계약의 98%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 핵심 수익성 지표인 한화생명의 신규 CSM(보험계약 서비스마진)은 1조3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9% 증가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과 격차를 4500억원까지 좁혔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반기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순손익은 236억원, 인도네시아 법인은 12억원이다. 성과를 인정받은 듯 올해 9월 여승주 대표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교보생명 편정범 대표의 재신임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신창재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경영하고 있는 편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관건은 세대교체냐 안정이냐다.

교보생명의 계묘년 실적은 부진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603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규 CSM은 6657억원으로 ‘빅3’ 중 유일하게 1조를 넘지 못했다. 9월말 누적 CSM은 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 보다 7300억원 뒤처지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이와 맞물린 것이 업계 CEO 세대교체다. 최근 CEO 인사를 단행한 동양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의 대표 연령은 1964~1977년생까지 분포되어 있다. 메리츠화재 김중현 새 대표가 1977년생으로 업계 최연소 CEO에 올랐다. 편정범 대표는 1962년 출생이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등의 이유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12월 부동산 전문 투자사인 파빌리온자산운용을 350억원에 인수했으며, 손보사 매물을 알아보는 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하고자 힘을 가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갈등도 해결되지 않았다. 교보생명과 FI는 2015년 상장을 조건으로 지분 24%, 총 1조 2054억원 어치를 양도 및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교보생명의 IPO(기업 상장) 도전은 번번이 실패했다.

2015년 처음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침체로 무산됐다. 이후 상장이 지연되자 어피니티 측에서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IPO를 재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주주 간 지분 갈등’을 이유로 불발됐다. 이에 편 대표를 연임해 안정적인 체계를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사장 연임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업계에서 CEO를 교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재신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편 대표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과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앞둔 점이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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