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현대차, 소아암 치료 위해 '호프 온 휠스' 설립...'생존률 100%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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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현대차, 소아암 치료 위해 '호프 온 휠스' 설립...'생존률 100%에 도전한다'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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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내 딜러들과 소아암 치료 지원 재단 운영
-호프 온 휠스, 매년 9월 기념 행사 열고 소아암 환자 응원해
-소아암 환자들, SNS 및 홈페이지 통해 서로 응원하고 격려해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현대차, 글로벌 CSV 프로젝트 'Continue' 공개[사진=현대차]
현대차, 글로벌 CSV 프로젝트 'Continue' 공개[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글로벌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프로젝트 ‘Continue(컨티뉴)’를 공개한 바 있다. 'Continue'는 현대차의 글로벌 CSV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프로젝트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무한대 기호’에 담아 표현했다.

현대차의 Continue 프로젝트는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세대의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친환경 영역은 자원 순환과 생태계 복원 관점에서 탄소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들로 이뤄졌다. 모빌리티 영역은 이동 안전과 편리함을 동시에 고려한 모빌리티 연결 서비스들로 짜여졌다. 마지막으로 미래세대 영역은 미래세대의 무한한 성장과 희망을 지원하는 활동들로 조직됐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래세대’ 영역으로, 대표적으로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 활동을 꼽을 수 있다. 호프 온 휠스는 미국 소아암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 사업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1998년부터 25년째 미국 내 현대차 딜러들과 함께 소아암 지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호프 온 휠스 재단의 여정과 성과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란?

호프 온 휠스 재단 홈페이지[사진=호프 온 휠스 홈페이지]
호프 온 휠스 재단 홈페이지[사진=호프 온 휠스 홈페이지]

호프 온 휠스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현대차는 미국 딜러들과 함께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호프 온 휠스 재단을 설립하고, 지난 1998년부터 소아암 관련 병원 및 연구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측은 미국 어린이 사망의 주요 원인인 소아암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와 치료를 지원함으로써 소아암을 종식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이같은 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호프 온 휠스는 기금 규모 기준으로 미국 내 3대 소아암 관련 재단으로 꼽히고 있다. 기금은 현대차 딜러가 자동차 1대 판매 당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현대차가 기부금을 더하는 공동 기금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미국 전역에서 830여 현대차 딜러가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가 호프 온 휠스 25주년을 기념해 올해 25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누적 기부금 규모는 2억 2500만 달러에 달하게 됐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소아암을 치료하거나 치료제를 연구하는 175개 병원 및 연구기관의 약 1300개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호프 온 휠스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매년 ‘미국 소아암 인식의 달(National Childhood Cancer Awareness Month)’인 9월에 워싱턴 D.C.에서 소아암 퇴치를 위해 결성된 미 의원 모임 ‘소아암 코커스(Congressional Pediatric Cancer Caucus)’ 소속 주요 의원들, 의사협회 및 관련 단체 관계자들, 소아암을 극복한 어린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프 온 휠스 기념 행사를 열고 소아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5주년 기념해 다양한 행사 열어

현대차는 지난달 호프 온 휠스 25주년을 맞아 여러 행사를 열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소아암을 이겨낸 어린이 홍보대사들은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시구를 하며 암과 싸우는 어린이와 가족들을 응원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호프 온 휠스 행사에서 환영 인사[사진=현대차]

먼저 현대차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소아암 퇴치를 위한 캠페인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 : 바퀴에 희망을 싣고)’의 25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환영 인사에서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비전에 의해 제품을 혁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등 전 세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올바른 일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가 소중히 여기는 활동 중 하나가 호프 온 휠스이고, 소아암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돕고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톰 코튼(Tom Cotton) 상원의원, 마이크 켈리(Mike Kelly) 하원의원 등 미 의회 의원들과 조현동 한국 대사를 포함한 주요국 주미 대사, 장재훈·신재원·호세 무뇨스 사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직원과 호프 온 휠스 홍보대사 어린이, 병원 관계자 등 총 2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고 전해진다.

 시구 행사 참석자들 기념촬영[사진=현대차]

앞서 호프 온 휠스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어린이들은 미국 워싱턴 D.C의 워싱턴 내셔널스 야구팀 홈구장에서 시구를 했다. 소아암을 이겨내고 건강을 회복한 어린이 홍보대사들이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시구를 하며 암과 싸우고 있는 전 세계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한 것이다.

이날 시구에 나선 11세 어린이 올리버 포스터와 레이니 클락은 각각 5세와 6세 때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수년간의 치료 과정을 견뎠고, 현재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현대 호프 온 휠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 사장(COO)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경기장에서 직접 시구를 지켜보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어린이들을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호프 온 휠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아암 종식”이라며, “현대차는 아이들의 암 치료뿐 아니라 치료 이후 삶의 여정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호프 온 휠스의 손바닥 자국(Handprints)과 희망의 벽(Wall of Hope)에 담긴 의미

현대차와 현대차 미국 딜러들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호프 온 휠스에는 또다른 주인공들이 있다. 바로 소아암 치료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연구진들, 소아암을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들, 소아암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이다. 이들은 여러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 현대차에 새긴 손바닥 자국들과 호프 온 휠스 홈페이지의 희망의 벽이 가장 인상적이다.

현대차에 찍힌 손바닥 자국[사진=호프 온 휠스 인스타그램]

호프 온 휠스의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를 둘러보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손바닥 자국이다. 아이들의 얼굴, 의사의 가운, 현대차 등에 수십 개의 손바닥이 여러 가지 색깔로 찍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호프 온 휠스는 매년 소아암을 위한 기금 모금과 인식 개선을 위해 미국 전역의 병원을 방문하는 행사를 펼친다. 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의 손바닥에 페인트를 칠해 찍어내는 ‘손바닥 자국 세레모니(Handprint Ceremony)’가 진행되는 것이다.

손바닥 자국은 소아암 환자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에 호프 온 휠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화학 요법을 끝낸 이야기든,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난 이야기든, 완치 판정을 받은 이야기든, 한 아이의 이정표가 또 다른 아이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호프 온 휠스측은 손바닥 자국은 살아남은 아이들, 살기위해 암과 싸우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아이들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희망의 벽(Wall of Hope)[사진=호프 온 휠스 홈페이지]

아울러 호프 온 휠스 홈페이지에는 희망의 벽(Wall of Hope)이라는 페이지가 있다. 이곳에는 소아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 병원 관계자들, 현대차 직원들이 소아암 환자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희귀병에 걸렸지만 치료를 무사히 마쳤다’, ‘치료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에 힘들었지만 치료할 수 있어서 기쁘다’ 등 힘든 치료를 마치고 암이 완치됐다는 글이 대부분이다. 또, ‘이 싸움에서 용기있게 싸우는 네가 자랑스럽고, 곧 나아질 것이다’, ‘이 싸움이 얼마나 거칠든 싸우는 것을 멈추지 마라’ 등 아직 암과 싸우는 아이들을 위한 메시지도 올라와 있다.

호프 온 휠스 인스타그램 게시물[사진=호프 온 휠스 인스타그램]

또한, 소아암과 함께 싸워준 의료진들과 호프 온 휠스 재단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메시지도 있었다. 지난 40년간 소아암의 생존률을 10%에서 85%로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소아암과 싸워낸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물론, 소아암에 대한 연구와 치료를 멈추지 않은 의료진들, 그리고 환자들과 의료진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호프 온 휠스 역시 지난 25년간 미국 내 소아암 환자들의 생존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생존률을 85%에서 100%까지 달성한다는 호프 온 휠스의 도전은 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희망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호프 온 휠스의 활동에도 더 많은 기적들이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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