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분기 실적 악화로 신사업 제동 걸리나?...금투업계 "본업에서 이익 회복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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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2분기 실적 악화로 신사업 제동 걸리나?...금투업계 "본업에서 이익 회복이 급선무"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8.25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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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승 연구원, 역사적 저점까지 하락한 밸류에이션이 하방 경직성 제공할 것
-안회수 연구원, 신사업 관련 시장과 소통이 더 필요한 시점
고려아연의 신사업 핵심축 중 하나인 배터리 소재 자회사 케이잼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신사업 핵심축 중 하나인 배터리 소재 자회사 케이잼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내건 신사업(트로이카 드라이브)보다 본업인 비철금속 관련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최윤범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발표한 미래전략으로 배터리(2차전지) 소재와 폐배터리 등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등 3대 신사업을 주축으로 한다.

25일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녹색경제신문>과의 취재에서 " 신사업 투자는 좀 더 긴 호흡으로 성과를 기대해야 할 것"이라며 "4분기 본격 양산이 기대되는 전해동박 사업은 시장 상황 감안 시 당장 실적 기대를 높이긴 어려울 수 있고, 전구체 밸류체인 완성을 위해 추진될 니켈 제련사업도 아직 투자 주체와 규모, 자본적 지출 마련 방법 등이 구체화되지 않아 그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연 가격 반등 여부 및 니켈 제련사업 투자 계획 구체화 등이 중요한 이슈"라며 "당장의 실적 모멘텀이 크진 않지만 역사적 저점까지 하락한 밸류에이션이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자와의 취재에서 "2024년 한국전구체주식회사 전구체 공장 준공 등의 타임라인이 예정돼 있고, 니켈 제련 사업도 구체화 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도 "이차전지 소재 및 자원순환 등 신사업 분야에서 투자계획, 이익률 목표 등 시장과의 구체적인 소통이 더 필요한 단계"라고 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아연과 연 가격의 전망치가 2018~2019년 수준까지 하향 조정되며 이익 추정치도 4~5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상태"라며 "4분기부터 시작될 동박 상업생산과 2024년에 본격화될 전구체 생산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본업에서의 이익 회복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고려아연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4694억원, 영업익 1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60%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론 영업익 301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실적 하락의 원인을 고려아연은 아연 가격 하락에서 찾고 있다. 

고려아연 반기보고서 상의 주요 제품의 가격 변동 추이에 따르면 고려아연 매출액의 37.05%를 차지하는 아연의 상반기 평균 국제시장(LME)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에 비해 약 26% 하락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SMC에서 판매되는 아연 제품의 가격은 국제시장 및 환율에 연동돼 책정되므로 세계 상품시장의 변동에 민감하다"며 "국제시장 가격은 올 2분기 누계 평균 기준 2022년 연간 평균치 대비 19%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고 했다.

반면 2분기말 기준 아연괴 LME 재고는 8만1000톤(t)으로 직전 분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처럼 금투업계의 유보적 시각과 아연 가격 하락 및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실적 하향세는 최 회장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신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는 호주 최대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에퓨론과 자원순환 기업인 글로벌스틸더스트코리아·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했고, 작년에 74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동박 생산시설을 확충했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은 동박 사업 외에는 아직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 목표주가를 3만원 내려 60만원에 맞췄고, 앞서 말한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지난 5월에 69만원에서 67만원으로 내린 뒤 불과 2개월 만인 7월에 67만원에서 62만원으로 내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3일 울산시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에너지저장장치(ESS)센터에 화재까지 발생해 회사의 손실만 늘어나고 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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