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대관식' 방불케 한 삼성호암상 시상식···삼성 사장단 50여명 '북적북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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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대관식' 방불케 한 삼성호암상 시상식···삼성 사장단 50여명 '북적북적'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6.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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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작년 10월 회장 취임 후 첫 삼성호암상 참석
...작년 부회장 때 6년 만에 참석 '2년 연속 자리해'
- 삼성 사장단, 지난 1월 2일 이재용 회장과 식사 모임
- 삼성호암상, 이병철-이건희 선대회장 '사업보국' 계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찾은 가운데 삼성그룹 사장단 50여 명이 총출동해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인 삼성 사장단 규모는 올해 초 신년 모임 보다 더 많이 참석한 것 같다"며 "호암상이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고(故) 이건희 회장을 계승한 '사업보국(事業報國)' 경영철학이 깃든 역사적 의미가 있는 행사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 인류에 공헌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삼성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 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90년 제정한 상이다.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이 시상 대상이다. 

이재용 회장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3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회장직 신분으로 처음 참석했고 삼성그룹 사장단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왼쪽부터)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 이건희 삼성 2대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호암재단 주최로 열린 시상식에는 수상자 가족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행사로 최대 규모 였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호암상에 참석한 것은 사실상 '회장 대관식'이 된 셈이다. 이재용 회장은 작년 10월 회장 승진 당시 별도 취임식을 갖지 않았다. 

또 이재용 회장은 작년에도 삼성호암상에 참석했으나 당시는 부회장 신분이었다. 2년 연속 참석한 것. 다만 작년 참석은 6년 만에 재개된 것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2021년(4억원)에 이어 지난해 호암재단에 개인 자격으로는 유일하게 2억원을 실명으로 기부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 글로벌 산업 재편 가속화 등 복합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도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 총수 가족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 전까지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두 모였다. 하지만 삼성 오너 일가는 2016년 모임 이후 모두 불참했다. 이재용 회장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불참했다. 

이날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불참했다.

"삼성 사장단이 대거 참석해 똘똘 뭉치고 있다는 대내외 메시지"..."이재용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의미있는 자리"

특히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대거 참석한 것은 대내외에 이재용 회장의 위상을 과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은 매년 참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날 김기남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 노태문 MX부문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경영지원실장), 이영희 사장(글로벌마케팅실장)과 진교영 사장, 이정배 사장, 박용인 사장, 남석우 사장, 송재혁 사장, 최시영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남궁범 에스원 사장,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자리를 지켰다.

아울러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도 모두 참석했다. 호텔신라에서는 이부진 사장 대신 한인규 사장이 자리했다.

다만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회장과 전경훈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해외 출장 중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1일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조성진 피아니스트의 예술상 대리 수상),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과학상 물리·수학부문) 부부,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 뒷줄 왼쪽부터 최경신 위스콘신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공학상) 부부, 마샤 헤이기스 하버드대 의대 교수(의학상) 부부, 박용준 글로벌케어 회장(사회봉사상), 추성이 글로벌케어 공동대표. [사진=호암재단]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그룹이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사장단이 대거 참석해 똘똘 뭉치고 있다는 대내외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이재용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것을 공식화하고 코로나19로 그간 못만난 만큼 위기상황 공유 등 의미있는 자리에 참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1월 2일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을 서초사옥으로 모아 올해 사업 전망과 계획 등을 논의하고 새해 각오를 다지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중단됐던 사장단 회의는 지난해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재용 회장의 제안에 따라 호암재단은 2년 전부터 기존에 1명에게 주던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 기초를 더 단단히 만들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2023년 삼성호암상 주요 수상자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임지순(72) 포스텍 석학교수(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최경신(54)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선양국(62) 한양대 석좌교수(공학상), 마샤 헤이기스(49)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 조성진(29) 피아니스트(예술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사회봉사상) 등이다. 수상자들은 상금 3억원과 상장, 메달을 받았다. 29세로 최연소 수상자인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해외 공연 일정으로 스승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리 수상했다.

호암재단은 올해 특히 최 교수와 헤이기스 교수 등 젊은 여성 과학자 2명이 수상자에 포함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헤이기스 교수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호암재단에서 호암상 수상자 대상을 한국인에서 한국계 외국인으로 확대하면서 호암상이 글로벌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호암재단은 올해까지 학술, 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170명을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해 총 335억원의 상금을 지급했다. 역대 호암상 수상자 중에는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큰 한국계 연구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삼성호암상 수상자인 찰스 리 미국 잭슨랩 교수(의학상), 유룡 카이스트 특훈교수(과학상),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공학상) 등을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로 꼽았다.

호암재단은 오는 8월 초 방학을 맞은 전국의 청소년을 위해 수상자와 각 분야 명사가 참여하는 온라인 지식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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