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증가한 이유는?...'이해하기 힘든 상품약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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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증가한 이유는?...'이해하기 힘든 상품약관 탓'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6.01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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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평가 65.1점 생보사 평균↓
명확성 부족, 개념 용어 정리 미흡
지난 말 불완전판매율도 0.06%p 상승
'KB라이프생명' 출범식 모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 번째)[제공=KB라이프생명]<br>
[제공=KB라이프생명]

KB라이프생명보험이 종신보험으로 곤경을 겪고 있다.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에서 회사의 종신보험 약관 및 설명서가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애매한 상품으로 꼽힌 가운데 불완전판매율과 민원 건수도 증가한 탓이다. 이에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제25차 보험약관 등 이해도 평가에서 KB라이프생명의 종신보험인 ‘무배당함께크는 종신보험’의 약관과 상품 설명서가 최저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평가위원과 일반인이 보험약관의 명확성, 편의성, 간결성 등을 고려해 점수를 매긴 것으로 21개 생명보험사와 14개 손해보험사의 대표 상품 한 가지를 평가했다.

KB라이프생명의 상품은 생보사 평균을 밑돈다. ‘무배당함께크는 종신보험의 합산 점수는 ’65.1‘점으로 생보사 평균(74.7점)보다 9.6점 더 낮다. 해당 상품은 푸르덴셜생명이 판매하고 있던 상품으로 올해 초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합병해 KB라이프생명이 출범했다. 이후 KB라이프생명이 판매 중이다.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이유는 명확성 부족과 미흡한 개념 정리 크게 두 가지다.

702페이지에 달하는 약관에 ’정당한 사유‘가 112번 등장한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에 대한 설명은 단 한 줄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약사항에서도 몇몇 문장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보험기간과 보험료 납입 기간을 소정의 범위 내에서 정한다는 문장은 34회 등장하지만, 구체적인 범위에 대한 설명은 보이지 않았다.

지급 사유와 관련한 개념 설명도 불충분했다. 재해와 장해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중요한 사항에 관해서는 짧은 문장이 전부다. 이 밖에도 ’보험가입금액 한도 제한‘ 일부 보장 제외’ 등 특약 승낙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부족했다.

이러한 배경에 KB라이프생명의 불완전판매율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하반기 기준 KB라이프생명의 종신보험 불완전판매비율은 0.1%로 기록됐다. 지난 상반기(0.04%)보다 0.06%p 상승한 수치다.

종신보험의 민원 건수도 다른 상품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 1분기 종신보험의 민원 건수는 120건으로 전 분기 대비 5.26% 증가했다. 뒤이어 변액(26), 보장성(9), 연금(9), 저축(1) 순이다. 보유계약 10만 건 당 환산 건수로 보면 1분기 종신보험의 민원은 5.36% 상승한 13.36%로 집계됐다.

불완전판매율과 민원 건수는 계약자에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로 작용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보험사와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보험연구원 정세창 연구원은 “불완전판매 발생 원인은 보험상품 및 보험계약의 자체 속성에 기인하며 수리적인 측면에 대한 난해성, 보험금 지급이나 면책사유 등에 대해 명확하지 않거나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불완전하게 판매한 금융상품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금융소비자와 판매자회사 간 분쟁이 발생하고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켜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보험사와 금융당국에서는 불완전판매율과 민원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0일 2023년 주요 계획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서비스 이용 환경 구축 방안 중 하나로 보험 불완전판매 방지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회사는 고객패널을 진행해 소비자 중심의 보호 체계를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제2기 고객패널 KB스타지기를 운영했다. 신상품 기획 및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함과 동시에 회사는 불편 사항을 개선해 고객 중심의 소비자 보호 제도 개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올해 고객패널의 안건을 전사적으로 확대해 각 부서의 고민과 개선점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중심의 보호 체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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