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 제시한 SK그룹 ‘SV 자가측정 산식’, 글로벌 ESG 평가 척도로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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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제시한 SK그룹 ‘SV 자가측정 산식’, 글로벌 ESG 평가 척도로 거듭날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5.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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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회적 가치 측정 산식 최초 공개...측정원칙·구조 제시
-산식 정립에 국제기구·기업도 참여...“글로벌 표준화에 영향력 행사”
-ESG 의사결정용 등 기업 간 비교 가능한 정보로 활용 계획 목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가치(SV) 화폐화 시도가 향후 글로벌 ESG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 정립에 있어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주문한 DBL(더블 보텀 라인)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 온 SV 측정 산출 방식을, 추후 타 기업 간 ESG 성과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통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23일 SK그룹은 서울 종로구 소재 서린빌딩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거둔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와 함께, 그간 그룹이 발표해 온 사회적 가치 측정 산식을 외부에 최초 공개했다.

이날 김광조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당사는 2018년 본격적으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사회적 가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DBL 가이드를 만들어 자가측정한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4년째 발표하고 있으며 현재는 처음보다 측정 대상 항목이 늘어나 자체 검증 과정까지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준환 SK사회적가치연구원 SV센터장은 “당사가 추진 중인 SV 측정 산식은 재무·회계적으로 통용된다면 기업 내부 ESG 관련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거나 투자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기업 간 사회적 가치 정도를 비교를 할 수 있는 수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사진=녹색경제신문]

SK가 선봉대에 선 SV 화폐화 시도가 세계 표준 정립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준환 센터장은 “SK는 IMP(Impact Management Project)라는 유럽의 사회적 가치 측정 프로젝트에서 나온 ‘아웃컴(outcome)’·’임팩트(impact)’ 등 개념을 바탕으로 이와 유사하게 화폐화 값 측정 방식을 가져왔으며, 베이스라인과 성과 기여도 등 관련해서는 우리 나름대로 원칙을 갖고 적용하고 있다”라며, “산식 도출을 위해 같이 논의하고 있는 모임은 23개 기업을 비롯해 OECD 등 국제 기구가 자문 역할로 참석하고 있는 체계라 글로벌 표준화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 공인을 위해서는 SV 화폐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업계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발표한 산식에는 다양한 의견들 있을 수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의견들을 적극 반영해 발전시키는 것이 SK의 추후 개선 방향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과 사회에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특히, 우리들의 노력이 글로벌 노력과 어우러져 세계적인 평균 또는 공인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가치는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준이 없다 보니 우리가 100% 답을 찾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일반화된 룰을 찾기 위해 역할별 기여도까지 평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SK는 이날 자사가 산출하는 SV 측정 방식에 대해 측정 원칙과 산식 구조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SK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설명회에서 김광조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등 임원들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녹색경제신문]
SK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설명회에서 김광조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등 임원들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녹색경제신문]

먼저, 구체적인 사회적가치 화폐화 값을 도출하기 위해 SK는 3가지 산식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우선 시장 평균 기준인 베이스라인을 중점으로 가치 성과를 측정한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서비스의 시장 평균값을 기준으로 전체 성과에 적용해 자사의 제품이 이를 초과하면 ‘긍정(+) 성과’로, 이에 못미치면 ‘부정(-) 성과’로 나타낸다.

화폐화에 적용하는 단위 기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나 정부, 협회 등의 수치를 적용하는 것도 필수다. 아울러,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여도에 따라 성과를 배분하는 비율도 함께 적용한다. 이는 부가가치율, 원가율 등 경제적 비율을 중용해서 산정한다.

여기에는 크게 3가지 측정 원칙이 바탕이 된다. 이에 대해 김광조 부사장은 “제품 개발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기업 활동 전반을 측정해야 할 것이며 단순한 인풋이나 아웃풋 보다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으로 관찰해 기업 활동의 실제적 결과로 수혜자의 삶에 일어난 변화를 측정한다”라며, “더불어 사회성과의 보수적 산출 방식의 원칙에 따라 신뢰성을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SK그룹의 2021년 SV 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 전년 대비 7조원, 약 60% 증가한 18조 4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고용·배당·납세 등 경제 간접 기여 성과와 사회 제품 및 서비스·사회공헌 등 사회성과 등이 높게 나타난 한편, 환경 성과는 감소세를 기록해 추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김광조 부사장은 “2030 넷제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생산 공정 내 환경 개선 등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해 네거티브 성과가 발생했다”라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및 넷제로 강화를 통한 근본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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