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재용·신동빈·이중근 등 기업인 사면복권 될까...문 대통령, 경제5단체 요구에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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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이재용·신동빈·이중근 등 기업인 사면복권 될까...문 대통령, 경제5단체 요구에 '검토 중'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4.26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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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 "경제 위기 극복 필요…국민통합 희망"
-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 반도체 경쟁력 퇴조 우려 커져

경제 5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인 부처님오신날(5월8일)에 전격 사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일인 다음달 9일을 하루 앞두고 부처님오신날이 있어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이 가능한 상황에서 종교계와 재계의 사면 요구에 응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사면복권 청원서’를 제출했다. 

사면·복권 기업인 명단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등 15명 안팎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인은 모두 이미 형기를 마쳤거나 가석방, 집행유예 등 판결을 받은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오는 7월 말이면 형기가 만료되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향후 5년간 취업 제한을 받는다.

경제5단체는 "세계 경제가 대전환기를 맞는 가운데 코로나19와 미국과 중국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이라며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계가 투명경영, 윤리경영 풍토를 정착하고 신(新)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특별사면복권 조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제단체 청원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전경련 스스로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가 이재용 부회장 등 기업인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M&A(인수합병) 및 투자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너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선제적 대형 투자, 경쟁력 약화 등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것. 전문경영인은 단기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만큼 10∼20년 뒤를 내다보는 대규모 투자는 오너의 결정이 필요하기 때문.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에 나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8%로 대만 TSMC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TSMC는 지난해 4월 이미 113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고 그중 52조 원을 올해 설비 투자에 사용한다. 미국의 인텔은 지난 3월, 유럽에 10년간 1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0조 원 규모의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발표한 바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정부가 나서서 경제, 국가안보와 관련된 반도체 산업 위기 대비해야”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주력 산업으로 지속 육성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반도체 육성 청사진을 만든 유웅환 인수위원은 최근 한 매체에 “반도체가 무너지면 한국경제도 위태로워 진다”며 “정부가 나서서 경제, 국가안보와 관련된 반도체 산업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특가법 취업제한 대상은 아니지만 집행유예 상태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면이 이뤄질 경우 롯데그룹도 헬스케어, 바이오,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여론을 살피면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와대 마지막 간담회에서 “사면 요청이 각계에서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지난 3월말, 청와대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반대는 50%에 달하는 등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나타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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