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분리배출 한 적 없어요”… 페트병과 라벨 분리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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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분리배출 한 적 없어요”… 페트병과 라벨 분리해야 하는 이유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12.24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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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조사 결과, 10명 중 4명 '분리 배출' 무시
고품질 재활용 위해 '라벨' 분리 필수
비접착식 수축라벨 효과 없어, 무라벨 제품 권고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4명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리배출을 하지 않는 이유 중 “대상품목을 모른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31.9%에 달했다. 인식개선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녹색경제신문이 '왜 분리배출이 필요한지' 간략히 살펴보았다.

[그래픽=이용준 기자]
[그래픽=이용준 기자]

“분리 배출 왜 하는지 몰랐어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0세)씨는 정부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방침을 알게 된 후 깜짝 놀랐다. 그는 “지금까지 생수병 라벨을 분리 배출한 경험이 없다”며 “라벨도 플라스틱 소재인데 함께 버리면 안 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색이 입혀진 페트병, 겉면에 글자가 인쇄된 투명 페트병은 분리배출 대상이 아니다. 투명 페트병에 라벨이 붙어있는 경우도 폐기물관리법 위반사항이 된다. 하지만 분리배출을 하지 않는 사람은 정씨뿐 만이 아니다. 분리수거함을 조금만 살펴봐도 라벨을 분리하지 않은 채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 통계 수치도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원이 공동주택 거주자 1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427명(42.7%)은 ‘라벨 미제거 상태 그대로 플라스틱 수거함에 배출한다”고 답했다. 이는 “가능한 라벨을 제거하고 투명페트병 전용수거함에 배출한다”고 응답한 사람(40.8%)보다 많은 수치다. 특히 “대상품목을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19명으로 집계돼 무려 31.9%가 분리배출 페트병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이외에도 간편한 절취가 가능한 비접착식 라벨 음료의 용이성은 5점 중 2.82점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종합적인 분석 결과, 비접착식 수축라벨은 분리배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즉 분리 ‘방식’을 간편하게 바꿔도 소비자의 '의식' 개선이 없다면 분리배출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왜 페트병과 라벨을 분리해야 하는가?

분리배출 실정은 미비한 가운데 오는 25일부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가 공동주택에 이어 단독주택에도 확대 적용된다. 이에 분리배출 방법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왜 페트병과 라벨을 분리배출해야 하는가?

먼저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등 여러 소재가 있다. 여러 성분이 섞일수록 품질이 떨어져 재활용 효율이 떨어진다. 투명 페트병 자체는 대부분 한가지 소재로 만들어져 고품질 재활용 원료로 사용된다. 잘만 수거된다면 의류, 화장품 병, 가방 등 다양한 상품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

다만 투명 페트병에 붙어 있는 라벨은 보통 폴리프로필렌(PP) 재질로 구성돼 있어 페트병 재활용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받는다. 따라서 재활용 품질을 높이기 위해 폐기물 선별장에서 페트병과 라벨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일일이 제거하다보니 인력부담이 커지고 버려지는 자원도 많은 실정이다.

라벨이 분리되지 않은 페트병은 매립장에서 소각돼 환경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수거된 폐 페트병 절반 가량이 분리배출 문제로 재활용할 수 없다고 알려졌다.

다만 페트병 분리배출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제조사의 ‘무라벨’ 제품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라벨 분리 자체가 불편함이 따르니 참여도가 저조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분리배출 과정에서 라벨제거가 가장불편하다”고 응답했다.

한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브랜딩 전략을 위해서 라벨을 한번에 없애는 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무라벨 제품이 대세인 만큼 업계도 차차 무라벨 음료제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24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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