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은 ‘챙겨 떠나보내기’ 바쁜데…인터넷은행은 전문 인력 놓칠까 조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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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은 ‘챙겨 떠나보내기’ 바쁜데…인터넷은행은 전문 인력 놓칠까 조바심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2.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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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40 넘은 80년대생까지 희망퇴직 조건
- “권고사직 명예퇴직은 옛말, 희망퇴직을 또 다른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 인터넷은행은 내 외부 인력 확보에 안간힘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올해 시중은행의 몸집 줄이기 규모가 역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올 한해 최대 실적을 낸 만큼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자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챙겨줄 때 떠나자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이번 은행권의 희망퇴직은 예년과 다르게 연령층이 크게 낮아진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인터넷 은행은 여전히 인력난을 호소하며 임금 인상, 우수 인재 추천 보너스 등 보상 조건을 내걸며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예년과 다른 파격 조건에 ‘갓 40대 넘은’ 희망퇴직자도 잇따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을 포함, KB국민·신한·NH농협·우리·SC제일은행 등 이미 은행을 떠난 희망퇴직 인원은 올해 약 4900명에 달한다. 비대면 금융 채널의 확산과 지점 통폐합 등 영향으로 내년 초에 이르면 퇴직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매금융 철수단계에 돌입한 한국시티은행은 사상 최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시티은행은 특별퇴직금 최대 7억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은 결과 전체 임직원 약 3300명 중 희망퇴직 신청자는 2300명가량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도 지난 10월 29일 상향된 퇴직 조건을 내걸며 올해 특별퇴직 신청을 마무리 졌다. 신청 조건은 만 42~50세 이상으로 근속기간 10년 이상이다. 보상 조건으로 직위·연령·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6억 한도 내에서 36~60개월분 특별 퇴직금을 받았다. 지난해 특별퇴직금 이 최대 38개월분 지급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조건이다. 올해 특별퇴직을 신청한 인원은 총 496명이다.

우리은행의 희망퇴직 연령대는 더욱 낮았다. 우리은행은 처음으로 막 40대를 넘긴 1980년생도 희망퇴직 조건 대상에 포함해 20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최대 36개월분 특별 퇴직금을 제공하고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등을 지급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약 800명이 은행을 떠났다. 희망퇴직 신청 조건을 지난해 1964~1967년에서 올해 1965~1973년으로 확대해 40대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약 220명이 떠난 후 이례적으로 지난 7월 한차례 더 희망퇴직을 실시해 추가로 130명가량이 짐을 쌌다.

희망퇴직 연령층이 낮아진 것은 그동안 ‘칼바람’으로 여겨지던 구조조정 분위기가 지금은 기회를 잡아 더 늦기 전에 제 2의 인생을 시작하자는 분위기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연령층이 낮아진 건 확실히 큰 변화다”며 “요즘 퇴직 분위기는 과거 권고사직, 명예퇴직처럼 떠밀리며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상황이나 조건 등에 맞춰 선택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 은행권의 최대 실적과 함께 희망퇴직 조건을 유리하게 제시한만큼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떠나고자 하는 직원들도 상당수인 것 같다”고 전했다.

◇ 인터넷은행, 임금 1000만원 인상에 스톡옵션 지급까지

시중은행과 다르게 인터넷은행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부 우수인력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파격 보상안을 내놓거나 외부 우수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3일 전 직원 대상 임금을 평균 1000만원 인상했다. 이밖에 연봉의 20~30%를 스톡옵션과 성과금으로 지급해 내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최대한 힘을 쓰고 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는 지속적으로 우수 인재 확보에 힘쓴 결과 2017년 7월 출범 당시 300여 명이었던 직원 규모가 현재는 1032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쟁업체인 토스뱅크도 마찬가지다. 토스뱅크는 직원 연봉을 1.5배로 올리고 주변 인재를 추천하면 별도 보너스까지 지급한다. 지난달에는 주주총회를 열어 임직원 30명에게 스톡옵션 60만 주를 부여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은행업계는 사업 확장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 같이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IT 개발 전문인력 영입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금융권 경력직분들의 전문성도 고려하며 채용에도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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