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GS25 '캠핑가자' 마케팅 논란 확산...'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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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GS25 '캠핑가자' 마케팅 논란 확산...'좌불안석'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5.1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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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확대되는 유통업계의 젠더 마케팅 논란
누리꾼들, 몇년전 광고도 소환해서 검증 중

최근 유통 및 소비재 업계를 둘러싼 '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홍보 및 마케팅 담당자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언제 어디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젠더' 이슈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10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으로 젠더 갈등이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단 한 번이라도 논란의 중심에 서면, 그로 인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매출 감소 등 그 피해는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밖에 없는 만큼 마케팅 활동을 더욱 신중히 컴토하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시작된 이번 논란은 GS25가 공개한 '캠핑가자' 이벤트의 포스터가 발단이 됐다. 

GS25,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이벤트 포스터

당시 GS25가 SNS에 게시한 포스터엔 소시지를 집으려는 손 모양의 일러스트가 담겨있었고 '캠핑가자' 문구 옆에는 'Emotional Camping Must-havItem'이라는 영어 문구도 적혀있었다.

별 문제 없어보였던 캠핑 포스터는 남성 중심 인터넷 커뮤니티에 언급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소시지와 손 모양 일러스트가 극단주의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그림과 비슷하고 영어 문구의 끝 글자를 조합하면 'megal'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GS25는 포스터를 즉시 수정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포스터를 삭제하고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유통 및 소비재 업계 전체로 번지는 남여갈등

얼마 전에는 패션 브랜드 'MLB'가 성차별적인 광고로 논란의 중심이였다. 문제가 된 광고는 MLB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모자 홍보 게시물이다. 해당 게시물은 한 여성의 시간별 일상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게시됐다.

​여성모델이 모자를 눌러쓴 사진에는 '쌩얼 사수', '쌩얼은 좀 그렇잖아?' 등 화장을 하지 않은 모습을 가리는 용도로 모자를 설명하고 있다.

모자는 쌩얼을 가리기 위해 필요한 수단처럼 묘사됐다. '여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예뻐 보여야 한다'는 장면을 강조하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광고 메세지가 "구시대적 발상이다", "누가 빨래 돌리러 가면서 옷을 저렇게 입고 가냐", "쌩얼이 범죄인 줄 알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MLB 측은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편 무신사도 얼마전 여성 전용 쿠폰으로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남혐' 논란에 서기도 했다. 이 쿠폰으로 소비자들은 무신사 포스터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해석했다. 

무신사 측은 "남성혐오 의도가 없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 확산 중이다.

뒤늦게 논란되는 기업 광고

지난 19년 동원F&B이 공개한 유튜브 광고에서 '오조오억'이라는 표현이 최근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 표현은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오조오억'은 '매우 많다'는 의미로 최근에는 남성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논란이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마케팅 시 매우 조심스럽다"며 "사실 최근 발생한 논란은 혐오와 관련한 고의성이 없어 보이는 것이 많아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이어 '혐오' 논란이 일면서, 유통 및 소비재업계에서는 제품에 사용된 문구나 이미지 배너 제작에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또 이와 같은 현상은 젠더 이슈가 팽팽한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꽤 오랫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홍보물 디자이너 등은 자기검열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백승윤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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