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붙이기만 하면 투과율 조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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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붙이기만 하면 투과율 조절된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1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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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창호 시스템에 부착,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 등으로 활용
광학 필름을 이용한 외부 조도 환경에 스스로 반응하는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 동작 예시(a), 인장(당겨 늘리기) 전 광학 필름의 투명 상태(b), 인장(당겨 늘리기) 후 불투명 상태에서의 빔프로젝터 스크린 응용(c).[사진=카이스트]
광학 필름을 이용한 외부 조도 환경에 스스로 반응하는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 동작 예시(a), 인장(당겨 늘리기) 전 광학 필름의 투명 상태(b), 인장(당겨 늘리기) 후 불투명 상태에서의 빔프로젝터 스크린 응용(c).[사진=카이스트]

기존 창호 시스템에 부착해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로 활용할 수 있는 광학필름이 개발됐다. 국내 연구팀이 기존 창호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서도 투과율을 큰 폭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 간단한 얇은 필름 형태로 유리 표면에 부착함으로써 투과율 조절이 가능한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로 활용이 가능하다.

카이스트(KAIST)는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와 건설및환경공학과 홍정욱 교수·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공동연구팀이 3차원 나노 복합체를 이용, 에너지 효율적 신축 변형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가시광 투과율 조절이 가능한 능동형 광학 필름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정렬된 3차원 나노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신축성 나노 복합체를 이용해 가시광 투과율을 최대 90%에서 16%까지 조절 가능한 넓은 면적의 광학 필름 제작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약 74%의 범위를 갖는 이는 평균적으로 46%의 범위를 가졌던 기존 2차원 필름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다.

최근 제로 에너지 빌딩, 스마트 윈도우, 사생활 보호 등 에너지 저감과 감성 혁신 응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능동형 광학 변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외부 자극 (전기, 열, 빛 등)을 이용한 능동형 광학 변조 기술은 느린 반응속도와 불필요한 색 변화를 동반하고 낮은 안정성 등의 이유로 선글라스, 쇼케이스, 광고 등 매우 제한적 분야에 적용돼왔다.

에너지 효율적 신축 변형을 이용한 광학 변조 기술은 비교적 간단한 구동 원리와 낮은 에너지 소비로 효율적으로 투과율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학계와 관련 업계에서 집중적 관심을 받아왔다.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광 산란 제어를 유도하는 구조는 대부분 광학 밀도가 낮은 2차원 표면 구조에 기반하기 때문에 좁은 투과율 변화 범위를 갖고, 물 등 외부 매질과 인접할 때 광학 변조 기능을 잃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비 정렬 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어 광학 변조 특성이 균일하지 못해서 넓은 면적으로 만들기도 힘들다.

연구팀은 정렬된 3차원 나노구조 제작에 효과적 근접장 나노패터닝(PnP, Proximity-field nanopatterning) 기술과 산화물 증착(증기를 표면에 얇은 막으로 입힘)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원자층 증착법(ALD, Atomic layer deposition)을 이용했다. 이에 주기적 3차원 나노쉘(nanoshell) 구조의 알루미나(alumina)가 탄성 중합체에 삽입된 신축성 3차원 나노복합체 필름을 현존하는 광학 변조 필름 중 가장 큰 면적 ‘3인치×3인치’ 크기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광학 필름을 약 60% 범위에서 당겨 늘리는 경우 산화물과 탄성 중합체의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수없이 많고 작은 구멍에서 빛의 산란 현상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가시광 투과율 조절 범위인 약 74%를 달성했다. 동시에 1만 회에 걸친 반복적 구동 시험과 굽힘·뒤틀림 등 거친 변형, 섭씨 70도 이내 고온 환경에서의 구동, 물속에서의 구동 특성 등을 확인한 결과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재료역학적‧광학적 이론 해석을 바탕으로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광 산란 현상 메커니즘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전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기존 창호 시스템 교체 없이도, 간단한 얇은 필름 형태로 유리 표면에 부착함으로써 투과율 조절이 가능한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 두루마리 타입의 빔프로젝터 스크린 응용 등 감성 혁신적 제품에 폭넓은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석우 교수와 홍정욱 교수가 교신 저자로, 조동휘 박사과정 학생과 신라대학교 심영석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4월 26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High-Contrast Optical Modulation from Strain-Induced Nanogaps at Three-Dimensional Heterogeneous Interfaces)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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