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권 향배 걸린 3월 주총 앞둔 상황에서 '이미지 세탁용 보여주기'라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범 출발한 중국 우한행 전세기에 동승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한 작전에 대한항공 최고책임자로서 동참하겠다는 의지다.
전염병 등 재난 상황에서 운항하는 전세기에 그룹 회장이 탑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탑승에 앞서 “국가의 부름에 무엇이든지 응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우한의 교민들을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출발하는 전세기(KE9881)에 탑승하기 직전 취재진과 조우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우한에) 가는데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 만은 없었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자원 승무원들과 정부관계자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전세기 운항편이 줄어든 것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께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운항편이 줄어 탑승객 간 간격이 줄어들기 때문에 승무원들도 똑같이 위험해지지만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노조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 명으로 전세기에 탑승할 승무원을 꾸렸다.
조원태 회장은 승무원들의 자발적 탑승에 대한 감사와 함께 어려운 임무에 솔선수범해 동참하기 위한 차원으로 막판까지 고심한 후 탑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작년 남매의 난, 모자 갈등 등에 이어 경영권 향배가 걸린 3월 주주총회까지 앞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미지 세탁용 보여주기'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감염 방지를 위한 좌석 간격 확보조차 힘든 상황에서 조 회장이 굳이 탑승해야 하느냐 것.
대한항공은 전세기 탑승 승무원은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월급과 수당이 지급될 예정이지만, 추가적인 보상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을 수행하기 위해 탑승하는 추가 인원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