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만만한 韓팹리스 노린다...업계 “한국에선 팹리스 선순환 성장구조 不” 답답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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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만만한 韓팹리스 노린다...업계 “한국에선 팹리스 선순환 성장구조 不” 답답함 호소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3.04.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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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피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 우회책으로 선택”
-“정부 팹리스 지원 있었지만, 구조적 개선 이루지 못해”
표주찬 지2터치 대표. [사진=지2터치]
표주찬 지2터치 대표. [사진=지2터치]

국내 반도체 팹리스 기업들이 중국에 매각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아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반도체 굴기’를 완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의 이러한 시도를 두고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피하고자 비교적 기술 탈취나 기업 인수가 쉬운 한국을 타깃으로 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중국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해서 노력 중이지만 최근 미국 제재에 의해서 많이 막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제재들을 피하기 위해 한국 기업 매각이나 기술 인수를 우회책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터치칩(IC) 전문 팹리스 기업인 ‘지2터치’가 중국 기업에 매각될 예정이다. 크로바하이텍과 TG나래가 보유한 지분의 73%를 중국 토레드홀딩스그룹이 약 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2터치’는 5월 31일 최종 양도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기업 ‘알에프세미‘ 역시 중국기업에 경영권을 넘긴다. 경영권을 이전받는 곳은 ‘진평전자’로, 국적은 한국이지만 법인의 최대 주주는 홍콩 소재의 기업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 허가가 필요한 대규모 인수합병보다 상대적으로 이목이 덜한 팹리스 중소기업에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기업의 해외 기술·기업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이미 각국 정부에 의해 몇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사이그룹의 자회사 실렉스는 독일 반도체 기업 엘모스를 인수하려다 독일 정부로부터 제지당했다. 같은 달 영국 정부는 2021년 7월 마무리된 중국 IT기업의 영국 반도체 생산업체 NWF 인수가 국가안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수 철회 명령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매각 성사의 배경에는 고질적인 자금난과 경영난에 시달리는 팹리스 업계와 반도체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중국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해석한다. 

국내 반도체 부품 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팹리스 분야가 수익을 거두고 기술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중국 기업이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이점을 파고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팹리스 업계에 대한 국가 지원이나 전략은 있었지만, 구조적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며, “미래수요가 예상되는 AI 산업용 시스템 메모리 개발과 같은 체질이나 구조적 개선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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