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1위 추격? 호황·불황 모두 어렵다”...최대 매출 찍어도 점유율 벌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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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1위 추격? 호황·불황 모두 어렵다”...최대 매출 찍어도 점유율 벌어지는 이유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0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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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운드리 연간 최대 매출 찍었지만 TSMC와 격차↑
-“‘고객의 다양성’ 부분에서 큰 차이...삼성은 내부거래 비중 높아”
-“올해도 추격 어려워, 팹 가동률 조정 불가피”
-“양사 모두 미래 투자는 지속 확대, 결국 평행선 이어갈 것”
삼성전자의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파운드리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업계 1위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이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파운드리 사업구조를 깨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TSMC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 A씨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파운드리 최대 매출을 찍으며 메모리에서의 실적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했지만, TSMC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양사 간 점유율 격차에는 큰 변화를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삼성의 이번 호실적은 전체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영향이 큰 것이지, 두 회사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고객의 다양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력이 오래된 TSMC는 최신 4나노 초미세 공정부터 90나노급 이하 전통 공정까지 수천 곳의 다양한 고객사, 특히 대만의 우수한 팹리스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빅테크 기업들로부터의 신뢰도 탄탄하다”라며, “반면 삼성은 시스템LSI사업부 등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 대형 고객사들을 잡는 게 관건이지만 TSMC·인텔 등과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며, 이외에 국내 팹리스는 여전히 글로벌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이러한 사업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파운드리 시장이 호황이 됐든, 불황이 됐든 점유율을 역전할 기회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사진=TSMC]
[사진=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2년 4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연간 최대 매출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삼성의 DS(반도체사업)부문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부문을 제외한 시스템반도체 매출 합산치는 29조 9300억원이다. 다만, 삼성은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사업부별 구체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 및 연간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 확대 및 고객처 다변화 노력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 TSMC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지난해 연간 매출에서 전년 대비 42.6% 늘어난 2조 2630억대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익도 70% 이상 늘어 역대 최대인 1조 1600억대만달러를 가져갔다. 지난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3250억 400만대만달러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52%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TSMC가 애플,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텍을 포함해 거의 모든 주요 반도체 개발사들의 생산을 담당하는 한편, 독점 공급하는 애플의 경우 신형 플래그십폰 아이폰14용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출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사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점유율 간격은 더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TSMC는 전분기 대비 1% 늘린 60%를, 삼성전자는 전분기와 동일한 13%를 차지했다. 양사의 격차는 이제 47%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그 간격이 조금씩 점점 더 늘어났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이루겠다는 삼성의 지난 포부와는 정반대로 가는 상황이다.

파운드리 수요 감소로 인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도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팹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했으며, 동시에 선단 공정과 생산시설 확장에 대한 미래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A씨는 “올해는 파운드리 수요 감소와 팹리스들의 재고조정으로 생산량 자연 감산이 이뤄질 것이며,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삼성전자와 TSMC가 나란히 버티는 전략을 선택하는 한편, 하반기 이후 수요 회복을 대비한 투자는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같이 줄이고, 늘리는 상황에서 양사의 간격은 결국 평행선처럼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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