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반도체=투자, 배터리=캐즘 극복 과제"..."젠슨 황, 엔비디아 제품 서둘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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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반도체=투자, 배터리=캐즘 극복 과제"..."젠슨 황, 엔비디아 제품 서둘러달라"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5.07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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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의 회장 연임…2027년까지 두 번째 임기
- "반도체 좋아졌지만 상대적 현상…오래 안 갈 것"
- "ESG 퇴조 현상 일시적"..."전기차 지속 성장"
- "반기업 정서를 꼭 완화시키고 싶다" 포부 밝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반도체는 투자, 배터리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이 과제"라고 밝혔다.

지난달 만났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엔비디아 제품 빨리 나올 수 있게끔 서둘러달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 사업은 물론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진솔한 답변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월 21일 대한상의 제25대 회장에 재선임됐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26일부터 올해까지 24대 서울·대한상의 회장을 지냈으며, 오는 2027년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경기와 관련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반사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존재한다"며 "올해가 좋아졌다, 그랬을 때 이 현상이 얼마나 가겠느냐, 저는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졌고 그 과정에서 수요 충족을 위해서는 라인을 더 건설해야 하는데, 이걸 기술로 해결 못하고 캐팩스(자본적 지출)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계속 부딪힌다"며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얼마나 더 잘 갈거냐는 게 업계에 남아 있는 숙제"라고 전했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가별 보조금 경쟁에 대해서는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시스템이 안 돼 있거나, 아니면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이유가 존재하는데, 우리나라는 (보조금은 없지만) 다른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장기간 지속된 적자에서 벗어나 매출 12조1575억원, 영업이익 1조8551억원의 '깜짝 실적'을 올리며 실적 반등세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것과 관련 "오랫동안 본 사람"이라며 "젠슨 황이 엔비디아 제품 빨리 나올 수 있게끔 SK하이닉스 연구개발(R&D)을 서둘러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24일 자신의 SNS에 젠슨 황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혁신의 순간'이라고 적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전기차 캐즘으로 SK를 비롯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 "EV(전기차)를 영원히 안 하고 여기서 없어지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퇴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와 소재 등 공급망 내 사업들이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ESG 퇴조 트렌드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며 전기차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등 '사업 리밸런싱(Rebalancing)'을 점검할 계획이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연초부터 다양한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 중이다. SK온-SK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 매각 방안 등이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반기업 정서를 꼭 완화시키고 싶다"며 포부도 밝혔다.

그는 "기업에 대한, 경제계에 대한 반기업 정서, 반대되는 정서를 완화시키거나 개선시키고 싶다"며 "이 개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22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이 강화된 데 대해 "원래도 여소야대였으니까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와 상관없이 지금 경제계가 저성장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데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여태까지 해왔던, 이 기조대로 계속 가면 이 대한민국이 괜찮은 건지 묻고 싶다"며 "이게 전체 국민의 뜻이라고 하면 경제계가 쫓아 가겠지만 이게 아니라면 새로운 대안이 무엇인지 우리가 내놓고 국회, 정부, 다른 시민사회도 새로운 방법론을 좀 더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해 "하나로 꼽을 수 없다"며 "경제 문제가 서로 물고 물리는 형태"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출산, 규제 개혁, AI 반도체 발전, 노동 개혁, 경제 저성장 등이 다 같이 연결돼 있다는 주장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 전체 문제를,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전 사회가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좀 더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접근을 통해 합리적인 형태의 법과 규제를 만들어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협력도 언급했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이고 판매처이고 협력처"라며 "경제 문제를 풀 때는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9월엔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에 참석한다. 대한상의와 CCIEE가 공동 주관하는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는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1.5트랙 대화 플랫폼’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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