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게임’ 성공 드문데도… 카카오게임즈 SM과 맞손 잡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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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게임’ 성공 드문데도… 카카오게임즈 SM과 맞손 잡는 이유는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4.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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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징 게임 'SM STATION' 개발... 수집요소 앞세운다
글로벌 영향력 확대 노리나... 사업적 성과는 미지수
왼쪽부터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사진=카카오게임즈]
왼쪽부터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와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소속 아이돌 그룹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양사가 흥행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이돌 게임’에 도전하는 이유에 관해 이목이 쏠린다.

‘SM STATION’(가제)은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의 매니저가 돼 각종 스케줄 활동을 진행하고 디지털 포토카드를 수집할 수 있는 모바일 컬렉션 게임이다. 포토카드에는 SM엔터 소속 아이돌의 실제 외형 및 활동 착장이 담겨있다. 또한 멤버 별 특색을 담은 파츠로 카드를 꾸밀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티스트의 생일, 데뷔일 등 특별한 기념일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아티스트의 실제 활동 타임라인과 연계된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 및 서비스를 담당한다. 개발은 자회사인 메타보라에서 맡는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작년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부문 매출의 해외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조계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글로벌 사업 경력이 풍부한 한상우 CSO가 낙점된 것도 이러한 '쏠림'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거친 바 있다. 더불어 카카오게임즈는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같은 게임들의 해외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한편 SM엔터는 에스파, NCT, 레드벨벳, 엑소 등과 같은 유명 아이돌 IP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20년에 활동을 시작한 에스파는 작년 일본, 인도네시아, 미국, 프랑스 등 총 21개 지역에서 월드 투어 ‘에스파 라이브 투어 2023- 싱크: 하이퍼라인’을 성황리에 마치며 영향력을 입증했다. 올해 6월부터는 두 번째 월드 투어가 시작된다. NCT 유닛 그룹인 ‘NCT 127’과 ‘NCT DREAM’ 역시 각각 3회에 걸쳐 월드 투어를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의 팬덤을 게임으로 끌어들이며 세계 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자사의 서비스 및 개발 역량과 SM엔터의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결합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태껏 아이돌 IP를 전면으로 내세워 장기흥행을 일궈낸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례로 테이크원컴퍼니는 ‘BTS 월드’, ‘블랙핑크 더 게임’, ‘NCT ZONE’ 등 아이돌 그룹과 연계성을 강조한 게임들을 시장에 출시했다. ‘BTS 월드’는 이용자가 방탄소년단의 매니저가 되는 육성게임이다. 1만여 장의 사진과 100여편의 영상 등을 통해 방탄소년단 팬들을 위한 콘텐츠를 게임 안에 넣었다. ‘블랙핑크 더 게임’도 결을 같이한다. 해당 게임은 ▲포토카드를 활용한 퍼즐 ▲블랙핑크 멤버들과의 경영 시뮬레이션 ▲블랙핑크 독점 사진 및 영상 제공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팬들을 유인했다. 

이러한 콘텐츠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실패했다. ‘BTS 월드’는 작년 1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블랙핑크 더 게임’은 출시후 보름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기세가 꺾였다. 이에 테이크원컴퍼니는 작년 한 해 동안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다양한 아이돌들의 음악을 기반으로 리듬게임을 제작한 달콤소프트의 사정도 비슷하다. 해당 회사는 YG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가수들을 비롯해 스테이씨, 에이티즈 등과 같은 아이돌들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리듬게임들을 서비스 중이다. 달콤소프트 역시 작년 42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봤다.

현재로써는 이러한 사례들을 근거로 아이돌 팬들이 게임으로 유입 되더라도 사업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이머와 아이돌 팬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이미 ‘위버스’, ‘버블’등과 같이 팬들이 아이돌에게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부차적인 창구가 많은 시점에서 게임 콘텐츠가 큰 메리트가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SM엔터테인먼트]

한편으로는 이번 협업을 카카오와 SM엔터 사이의 결속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작년 1조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SM엔터를 인수한 바 있다. 다만 인수 과정에서의 주가 조작 혐의 등의 사법 리스크가 대두됐다. 이에 올해 초에는 카카오가 SM엔터를 재매각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일축했다. SM 엔터 역시 지난 2월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하여 주주 및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성장을 추구하고 상호 시너지를 내기 위한 긴밀한 사업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철혁 SM엔터 대표는 ‘SM STATION’ 개발 소식을 밝히면서 “SM을 사랑하는 팬분들께 다양한 콘텐츠 소비 기회를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카카오 그룹 내에서 앞으로 더 많은 콘텐츠 믹스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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