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위험 감수하고 기업금융 공격적으로 하겠다지만...자본비율 낮은데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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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험 감수하고 기업금융 공격적으로 하겠다지만...자본비율 낮은데 괜찮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9.11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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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발표회 열어 기업금융 명가 부활 천명
2027년까지 기업대출을 60%까지 늘릴 것
현재 대출잔액은 시중은행 중 최하위 수준
낮은 자본비율이 기업금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 있어
"은행 자산 성장을 통해 자본비율 하락 않고도 기업금융 할 것"
우리은행.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라는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해 재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점에서 전략 발표회를 열어 기업대출의 비율을 지금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모회사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 자본 비율이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낮은 걸로 나타났다. 자본적정성 지표가 안좋게 집계된 만큼 공격적인 기업금융 전략을 펼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경쟁의 신호탄을 올렸다지만 다른 은행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라며 "모든 시중은행이 기업금융을 현재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년의 기업금융 명가 명칭을 되찾기 위한 우리은행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7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에서 우리은행은 기업대출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기업대출 50.5, 가계대출 49.5로 이뤄져있다. 향후 공격적인 기업대출을 통해 이를 2027년까지 기업대출 60, 가계대출 40으로 리밸런싱할 것이라는 게 기본 골자다. 

실제로 기업금융 명가라는 별명과 무색하게 현재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규모 면에서 다른 시중은행과 차이가 벌어져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8월 말 기준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35조 6935억원으로 꼴찌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170조 8000억원으로 선두를 달렸고 뒤이어 하나은행이 154조 6352억원, 신한은행이 153조 4447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인 장점을 살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을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2027년까지 대기업 대출을 15조원 가량 늘리고, 2028년까지 300개 중견기업에 총 4조원 대출 지원을 단행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등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에 매년 4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그러나 낮은 자본 비율이 공격적인 기업금융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덩달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6월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5대 금융 중 최하위인 11.95%를 기록했다. 

KB금융그룹이 13.78%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농협금융그룹이 13.11%로 2위였다. 뒤이어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각각 12.95%와 12.80%의 CET1을 기록했다.

CET1은 국제결제은행 BIS의 은행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은행의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기업대출 등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 CET1의 수치는 떨어지게 된다. CET1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평가할 중요한 지표인 만큼 자본여력이 낮은 현재 기업대출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도 낮은 자본비율이 공격적인 기업대출을 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전략 발표회에서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낮은 자본비율 때문에 고객에게 상환을 부탁하는 전략까지 실행할 정도로 과거 몇년 간 대출을 늘리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타행과 기업금융 부문에서 격차를 갖게됐다"고 설명했다. 

강 부문장은 이어 "은행 자산이 매년 6% 성장하면 자본비율이 더 떨어지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다"며 "기업대출이 계속 늘어나는 반면 8월 말까지 가계대출이 1조1000억원 줄어드는 등 정체상태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대출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자본비율이 낮은 건 사실이나 앞으로 지속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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