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2분기 실적 발표 코앞...증권가 "실적보단 매각 이슈·영구채 처리 방안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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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2분기 실적 발표 코앞...증권가 "실적보단 매각 이슈·영구채 처리 방안이 더 중요"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8.0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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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환 연구원, HMM의 올해와 내년 영업익 전망치 각각 20%, 16% 하향 조정
-양지환 연구원, 하반기 영구채 주식 전환 시 주당 가치 희석으로 목표가 내려갈 것
[사진=HMM]
[사진=HMM]

HMM이 기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MM의 실적 하락세는 최소 5조원에 육박하는 몸값과 함께 인수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HMM의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중견기업으로써 자금 동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HMM 인수 시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승자의 저주란 인수합병 경쟁에서 이겼으나 과도한 비용이나 대가를 치르는 바람에 인수 기업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뜻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산은과 해진공의 전환 물량을 감안할 때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상당 부분 주식을 인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 자체는 긍정적이나 전환사채, 교환사채 희석 가능성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초보다 시황 반등폭이 크지 않고 물동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와 내년의 영업익 전망치를 각각 20%, 16% 하향한다"고 밝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기자와의 취재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92회 영구전환사채와 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주식 전환 시 신주 약 2억 주 가 추가로 발행될 전망"이라며 "2억 주의 신주 발행이 결정될 경우 주당 가치 희석에 따른 목표주가 조정 가능성 높다"고 했다.

또 양지환 연구원은 "업황 부진 지속과 단기간 개선 가능성 높지 않은 만큼 주가는 실적보다는 매각 이슈와 영구채 처리방안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23년 하반기 1조원의 영구채 주식 전환 현실화 시 주당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주가 영향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HMM은 오는 10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의 2분기 전망치를 비교 분석한 결과 HMM의 2분기 매출은 2조1106억원, 영업익은 26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8.1%, 영업익은 90.9% 감소한 수치다.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HMM 자체의 실적을 떠나 채권단으로 있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한화오션 사례로 보면 채권단은 인수합병이 성공하면서 대주주로 올라선다. 

즉, 기업의 경영에 있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경영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이와 함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HMM의 급 하락세는 해운업 침체와 인수합병에 기인한다는 것이 금투업계의 의견이다.

해운업 침체로는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가 983.5p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6%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HMM의 평균 컨테이너 수익은 운임 조정으로 1분기 대비 약 9%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며, 2분기 HMM의 컨테이너 수송량은 844.2천 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하락한 것으로 예상된다. 

Alphaliner에 따르면 HMM이 속한 THE Alliance의 2분기 미주 및 유럽항로 공급 또한 약 7% 감소하며 HMM 내외부의 리스크가 증가했다.

SM그룹, 하림그룹, 동원그룹 등 하마평에 오르는 기업들의 현금 동원력이 아직은 미지수라는 관점 시장에선 '승자의 저주'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투업계는 "결국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면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정부 지원으로 회생한 HMM의 경영 정상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인수합병 전 각사가 동원 가능한 자금력과 HMM에 대한 실사를 면밀히 해 인수합병 후 기업의 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될지 계량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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