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된 미술시장... 이랜드 등 주요 유통기업 속속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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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된 미술시장... 이랜드 등 주요 유통기업 속속 진입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2.05.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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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미술시장 본격 진출"... 1300㎡ 규모 헤이리 갤러리 오픈
쇼핑공간 넘어 체험 주력하는 백화점... 아트 콘텐츠 도입에 '진심'
"주식과 코인 비해 안정적이고 교양있는 투자처로 MZ세대에 인기"

국내 미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유통기업들이 미술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특히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새로운 형식으로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MZ세대가 미술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백화점 등 주요 국내 유통업체들이 미래 고객 확보와 체험 마케팅의 일환으로 미술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술시장이 2020년 3000억원 대에서 1년 만에 9000억원을 돌파(문화체육관광부 통계)하는 등 초기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소비자와 기업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랜드, 한국의 데미안 허스트 찾는다... 헤이리에 차별화된 전시 공간 열어


이랜드 헤이리 갤러리 외관.[사진=이랜드]
이랜드 헤이리 갤러리 외관.[사진=이랜드]

 

먼저 이랜드는 갤러리 오픈이라는 전통적 방식으로 미술시장에 진입한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문화예술재생 콘셉트의 갤러리를 오픈하고 미술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한 것.

이랜드는 다음 달 그랜드 오픈을 앞둔 ‘이랜드 헤이리 갤러리’의 1층 330㎡ 규모의 화이트큐브 전시관을 프리 오픈하고 첫 전시로 ‘지히 작가’전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지하 1층에 위치한 990㎡ 규모의 제2전시실은 오는 6월 중순 오픈한다.

이랜드가 갤러리 오픈을 하게 된 것은 18년간 이어온 신진작가 지원 사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중국 내 상위 5대 미술대학에 장학금을 제공했는데 수혜 인원만 3000여 명에 달한다. 그중 엄선한 작품 500여 점을 갤러리에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도유망한 청년 예술가 육성을 위해 매년 40세 이하 청년작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작가를 선발해 창작 지원금을 후원하고 창작 활동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어준다. 올해로 12기를 선발했으며 총 95명이 창작 지원금과 전시 기회를 제공받았다. 갤러리 첫 전시를 맡게 된 ‘지히 작가’ 역시 이랜드 문화 재단 공모 10기 출신의 작가로 조형언어의 팝아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갤러리 개관은 훌륭한 작품 세계를 갖춘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는데 그 의의가 있다”며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국내외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멋진 작가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1조원 규모로 커진 국내 미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프라인 갤러리뿐 아니라 온라인 갤러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말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뛰어난 전시 기획력으로 영국 현대 미술을 이끌었던 ‘yBa 운동’처럼 이랜드 갤러리가 뛰어난 작가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국내 현대 미술에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낼 제2의 데미안 허스트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체험형 콘텐츠로 '오프라인 특화 예술적 요소' 극대화  


고객들이 ‘롯데갤러리 동탄점’에서 전시회 작품을 보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고객들이 ‘롯데갤러리 동탄점’에서 전시회 작품을 보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에서는 매장 특성에 맞는 아트 콘텐츠 도입에 진심이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동탄점을 진정한 아트 갤러리의 명소로 키울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지향하며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와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예술적 요소를 극대화 하고 있다. 동탄점이 위치한 화성시의 인구는 40대 이하의 비중이 약 70%로 전국 평균보다 10%P 이상 높으며, 영유아 비율이 전국 1위여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30~40대 젊은 부모 세대가 많은 것이 특징인 곳이다. 이에 동탄점은 MZ세대나 젊은 부모 세대들이 아이들과 함께 예술 콘텐츠에 적극 체험하는 트렌드를 고려하여 쇼핑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아트 전시회를 선보이고 있다.

우선 ‘롯데갤러리 동탄점’에서는 지난 22일까지 여성 아티스트들과 연계한 전시회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Be You!’를 테마로 ‘당당한 여성과 자존감’이라는 메시지 아래 ‘수와’, ‘이슬로’, ‘신모래’, ‘정재인’ 등 MZ 세대들이 열광하는 워너비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Be You!’ 전시회는 롯데백화점 ‘리조이스’ 프로그램과 연계해 작품 판매 수익금의 1%를 해당 작가 이름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하는 사회공헌 캠피인도 함께 했다. 동탄점 2층에 있는 아트월에는 6월 30일까지 ‘시크릿 파라다이스(Secret Paradise)’를 테마로 40여 개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컬렉터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여동헌, 최은주, 황도유 작가들이 참여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초현실적인 파라다이스를 테마로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 기간 동안에는 고객들과 작품과 관련된 설명회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이종성 롯데백화점 동탄점장은 “동탄점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서 예술, 체험, 휴게 공간 등 다양한 요소를 놓치지 않게 심혈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백화점이 예술적 영감 등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아트 콘텐츠 도입에 많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아트 비즈니스 활성화 위해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업무 협약 체결


지난 18일 서울 대치동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오른쪽)이 문영호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왼쪽)와 협약식을 가졌다.[사진=현대백화점]
지난 18일 서울 대치동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오른쪽)이 문영호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왼쪽)와 협약식을 가졌다.[사진=현대백화점]

 

한편 현대백화점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신진 작가 지원 전시 사업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 전시 등에 대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현대백화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아트 비즈니스 활성화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협업해 오는 8월 목동점, 판교점 등 주요 점포에서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을 위한 전시를 진행하고, 오는 10월에는 목동점 7층에 위치한 실내·외 조경 공간 글라스하우스에서 우수 작가 기획전시 '매니폴드'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이번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트렌디하고 차별화된 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쓸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미술시장에 진심인 이유는 미술품 시장이 더이상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는 것에 기인한다. 특히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온라인 공동구매 및 조각 투자 형식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져 대중화됐다는 것이 유통 및 미술 업계의 시각이다. 

한 미술 유통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코인과 주식 등에 비해 미술품 투자는 안정적인 성향을 띄는 것과 동시에 MZ세대의 교양과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미술시장 규모 1년 만에 약 3배가량 성장한만큼 옥석을 가리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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