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노조 리스크'에 '동병상련'..."자택 찾아가 시위하고 미국 전기차 공장 발목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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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노조 리스크'에 '동병상련'..."자택 찾아가 시위하고 미국 전기차 공장 발목 잡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4.14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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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조, 이재용 자택 앞에서 매일 시위 나서
- 현대차 노조, 미국 전기차 공장 구축 계획 반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노조 리스크'에 '동병상련' 고민에 빠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는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을 찾아가 임금교섭 압박 시위에 나섰고, 현대차 노조는 정의선 회장이 추진하는 미국 내 전기차 공장 구축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 등이 코로나19와 미래차 전환을 명분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국내 노조는 역행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재용 부회장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노조 요구에 성실히 임하라"며 "대표이사 결단이 없으면 노조는 더 큰 투쟁으로 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해 44개 요구사항을 제시했지만 15차례에 걸친 임금교섭이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과정에서도 회사 측이 노조 요구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인근에서 임시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3월 18일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DS(반도체)부문장(사장)을 만났지만 협상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조는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권 보장' 등 2가지 핵심 요구안을 내세우고 있다. 기본급 정액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개정,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유급휴일 5일 신설 등이 골자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조 부위원장은 "작년 임금교섭 조정 중지 후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청했지만 정식으로 만나거나 대화하자는 소식이 없었다"며 "노조와 2021년도 임금교섭 안건을 두고 대화할 수 있도록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달라"고 했다.

노조는 2021년도 임금교섭이 체결될 때까지 매일 이재용 부회장 집 앞을 찾아 시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시위에 대해 네티즌 반응은 "생긴 지 얼마나 됐다고 못된 짓은 더럽게 빨리 배우네", "
사생활침해로 고소해라. 일은 안하고 시위질, 자택은 엄연한 사적인 영역이다. 반드시 법적 처리를 하세요", "세계적으로도 많은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 이런시위를 한다니. 너무 화가 난다" 등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의선 회장도 노조의 반발에 미국 전기차 공장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미국 '뉴욕 오토쇼 2022' 참관을 위해 현지 출장에 나선 가운데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공장 부지 선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을 수상한 후 '뉴스위크' 특집호 대형 포스터 앞에서 데브 프라가드 뉴스위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서 있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전기차 시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에만 벌써 3번째 미국 출장에 나선 상태다.

현재 기아 공장이 자리한 조지아주를 비롯해 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을 후보군으로 현지 주정부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종으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를 장착하는 아이오닉7과 EV9이 유력하다. 

현대차그룹은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따라 배터리 등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생산도 확대할 예정이다. '바이 아메리칸' 정책은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2029년 75%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전기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 규모로 확대될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50만여 대로 중국, 유럽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자동차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 줄었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400% 이상 급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약 8조4000억원 규모의 미국 전기차 생산라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는 “사측은 해외공장에 노조와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며 “사측의 일방적 투자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발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제작에 들어가는 인력이 20% 이상 적다. 노조는 고용안정 입장에서 반대에 나선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에도 전기차 '아이오닉5' 생산에 투입할 인력규모 협상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전예약 이후에도 차량을 양산하지 못했었다. 노조는 미래차 부품 국내 생산 등 산업 전환기 고용안정 협약을 임단협 교섭과는 별도로 요구했기 때문.

기아 노조는 지난해 7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하기도 했다. 기아 노조는 ▲전년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최대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및 부당징계 철회 ▲주35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을 주장했다.

이재용 '무노조 삼성' 폐기...정의선 취임 후 노조와 대화 

현대차 노사 협상

한편,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선대 회장에 비해 노조에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조는 과거 투쟁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삼성전자에도 노조가 설립되면서 이 부회장 자신을 겨냥한 모양새가 되고 있다.

정의선 회장도 지난 2020년 10월 취임 후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 안정이 목표며 조합원의 만족이 회사 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임금피크제(59세 임금동결‧60세 임금삭감) 철폐 ▲정년퇴직일자리 신규채용 등을 요구하며 공동 투쟁에 나설 태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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