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품귀현상 지속에 정부도 팔걷고 나서..."中 의존 낮추고 국내 생산 등 수급 다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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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 품귀현상 지속에 정부도 팔걷고 나서..."中 의존 낮추고 국내 생산 등 수급 다변화 해야"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11.08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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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경유차 수, 전체 등록대수의 40% 육박...중국산 요소수 수입은 전체의 97%
- 환경부, 요소수 매점매석 집중 단속...산업부, 요소 수입업자 단속
- 내년 1월 정도에는 수입될 것...당장 2~3개월이 문제
중국발 요소수 수급 비상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 [사진=KBS 뉴스 캡쳐]

화물 운송업을 하는 A씨는 최근 요소수 가격이 오르자 구매를 잠시 미뤘다가 낭패를 봤다. 10리터에 1만원 안팎에 판매되던 요소수가 호가 기준 10만원까지 치솟았을 뿐만 아니라, 막상 구하려고 해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늘 거래하는 거래처에서 조차도 요소수를 겨우 구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려니까 최저가도 6만원 하더라"며 "기름값이 리터당 1500원 하던게 1만5000원 하면 어떻겠나.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어서 운행을 안할 수도 없다. 지금 요소수 품귀는 우리같은 기사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일이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일반 디젤 SUV 차량의 경우 보통 요소수 10리터를 넣으면 1만~2만km 정도를 운행할 수 있지만 대형 화물차는 600~700km마다 10리터를 넣어야 한다. 화물차 운송은 장거리 운행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요소수 가격 상승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지만 운행을 접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내외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매점매석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공공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 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요소수 매점매석 집중 단속...부족한 요소수 확보 방안도 검토중

중국발 요소수 수급 비상 문제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타개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오늘(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장 교란행위와 불법 요소수 제품 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합동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정부는 요소수와 요소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시행한다.

요소수나 요소를 수입하거나 제조해 온 사업자라면 조사 당일 기준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보다 10%를 넘게 보관하는 경우 매점매석 행위로 판단한다. 매점매석 행위로 간주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내려진다.

환경부와 산업부는 요소수·요소의 매점매석행위 신고 접수처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경유차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속을 주관하고, 산업부는 요소수 원료가 되는 요소 수입업자들을 단속한다. 

이밖에도 부족한 요소수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중이다.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에 사용하기에는 불순물 수준이 높아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산업용 요소수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드는 과정에서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면 산업용 요소수는 증류수를 사용해 만드는 차량용과 달리 공업용수를 사용한다"며 "공업용수는 깨끗한 증류수와 달리 일부 불순물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도 "인증을 받기 위해서 요소의 농도라든지 순도에 대한 부분들을 확인해야 하는데 산업용 암모니아에서 나오는 요소는 그런 부분에 대해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산업용 요소로 만든다면 (차량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요소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증이 안 됐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발 요소수 수급 비상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 [사진=KBS 뉴스 캡쳐]

 

업계에서는 요소수 대란을 두고 일정 부분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경유차 판매율 자체가 높을 뿐만 아니라 요소수를 포함해 특정 물질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요소수의 경우 중국 수입에 97%를 의존하고 있다. 너무 의존도가 높아서 이런 사태까지 발생한 것"이라며 "거기다 국내 경유차 수는 전체 등록대수의 40%에 육박한다. 우리가 원죄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한 국가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물질이 요소수 외에도 무수히 많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미리 손쓰지 않으면 제 2의 요소수 사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요소수 문제는 2~3개월 내에 해결이 되긴 할 것"이라며 "한 국가나 지역으로부터 수입을 한다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 정부가 나서서 품목별 분석을 진행하고 수입 다변화 및 국내생산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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